[서울어린이 소년상] 날마다 봉사활동 '장한 13세'
기사입력 1997년 05월 04일 15시 01분
`그 아버지에 그 아들－.'
어린이날인 5일 `서울 어린이 소년상'을 수상하는 홍범희군（13．서울 신사초등학교 6학년）과 아버지 홍정식씨（48．파주세관 감시서장）를 두고 하는 말이다.
아버지 홍씨는 20여년째 불우 이웃돕기, 과소비퇴폐 추방운동, 사회 정의 실천운동, 태극기달기 운동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회의 일꾼.
아들인 홍군 역시 아버지에 뒤질세라 또래에 어울리지 않은 각종 선행을 펼쳐 이번 서울시가 수상하는 어린이 소년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
홍군이 지금까지 펼친 선행은 이루 셀 수 없을 정도.
태극기 달기 운동, 북한 동포 돕기 캠페인, 과소비없는 건전 해외 여행 캠페인, 월드컵 자원봉사 제1호 신청, 양로원 위로 방문, 장애 고아 돕기,
고베 지진 교포 피해 돕기, 독립투사 등 애국지사 묘역 참배, 교통 자원봉사 등등.
그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현충일에는 김영삼대통령과 서울시장 앞으로 건의문를 보내고 각 신문사에 독자투고까지 냈다.
`대통령할아버지, 국경일에 태극기를 달지 않은 어른들을 따끔하게 혼내 주세요.' `어른들이 실천하지 않으면 21세기 주역인 우리 어린이들이라도 솔선수범합시다.'
"태극기를 다는 것은 나라사랑 실천의 첫걸음입니다. 특히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이제부터라도 성숙된 시민의식을 가꿀 때 입니다."
홍군이 선행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초등학교 1학년인 지난 92년 무렵.
공무원인 아버지가 할아버지의 고희연 축의금으로 들어온 1천300만원을 불우 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하는 것을 보고서 부터.
그 때부터 홍군은 주위의 불우한 장애인이나 노인 돕기에 나서는 한편 소외된 계층을 돕는데 남다른 관심과 인정을 쏟아 그동안 받은 감사장이나 감사 서신도 숱하다.
지난달 12일에는 63빌딩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북한 동포돕기 옥수수죽 먹기' 행사에 참가, 대회장 입구에서 북한 어린이 돕기 캠페인을 벌여 이를 지켜 본 김수환추기경으로부터 따뜻한 격려를 받기도 했다.
홍군의 장래 희망은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법관.
운동을 좋아해 홍명보처럼 뛰어난 축구선수나 기아의 강동희 같은 농구선수가 되고 싶은 생각도 있단다.
"얼마전 청문회를 보면서 어른들이 너무 거짓말을 많이 하는 것 같아 화가 났어요.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면 될 텐데, 안타깝습니다."
◇지난달 열린 북한 동포돕기 옥수수죽 먹기 행사에 참석한 홍군과 아버지（왼쪽）, 동생 홍재희양（6）, 서영훈 대한적십자사총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