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숭용] 휴- 이렇게 안맞을수가
기사입력 1997년 05월 03일 15시 00분
최근 현대 이숭용（26）의 웃는 모습을 봤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난달 25일 인천 해태전에서 9회말 이대진으로부터 중전안타를 뽑아낸 이후 1주일, 14타석째 침묵을 지키고 있다.
2일 현재 46타수 9안타로 타율 1할9푼6리.
이보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올시즌 17경기에서 단 1개뿐인 타점.
5번타자의 성적표가 이러니 현대가 난조에 빠진 것도 당연한 일이다.
팀동료들은 "초반이니까 괜찮다"며 위로하느라 바쁘고 같은 좌타자인 윤덕규는 수시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이숭용의 얼굴에 드리워진 그늘을 걷어내기 위해 `팀이 뛸' 정도다.
지난해 타율 2할8푼에 홈런 12개로 차세대 왼손거포로 한단계 올라섰던 이숭용.
시즌 개막전 3할에 20홈런을 장담했던 그가 바닥을 헤매는 이유는 뭘까.
지난 겨울 이치로식 시계추 타법으로 전환했다가 원래 폼으로 돌아오면서 밸런스가 무너진게 가장 큰 이유다.
거기다 이선웅 타격코치의 한마디는 또다른 힌트를 준다.
"마치 철학자가 된 것 같다. 좀 안 맞는다고 너무 거기에만 집착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90㎏에 육박하던 체중이 85㎏으로 뚝 떨어졌다.
그래도 김재박감독은 이숭용을 같은 좌타자인 윤덕규로 교체할 생각은 없다.
당장 팀성적을 위해서는 윤덕규가 나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숭용의 잠재력을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숭용의 잘 생긴 얼굴이 활짝 펴질 날은 과연 언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