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충식] 사자우리 자존심 원기회복
기사입력 1997년 05월 03일 15시 00분
오뉴월 버들가지 마냥 축 늘어져 있던 삼성 박충식（27）이 원기를 되찾았다.
마음에 묵혔던 좋지 않은 감정들을 툴툴 털어 버리고 힘이 빠져 있던 어깨를 잔뜩 치켜 올렸다.
"동료들을 탓한다는 자체가 누워서 침 뱉기란 것을 알았다. 앞으로 개인성적에 연연하지 않겠다."
지금까지 박충식의 불만은 대단했다.
특히 팀 선발투수들에 대한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선발투수들이 모두 초반에 나가 떨어져 아직 한번도 정상적인 구원등판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등판기회가 드물었던데다 거의 7회 이전에 출전해 뜻하지 않게 롱릴리프 역할까지 떠맡아 힘들었던 것은 사실.
그러다 보니 정상적인 컨디션 유지가 어려워 제구력을 잃어 버리고 스트라이크 넣기에만 급급했던 것.
등판한 5경기중 2차례만 끝까지 던졌을 정도로 마무리로서는 `낙제생' 수준.
더군다나 지난달 23일 OB 김민호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은 뒤로는 자신감 마저 잃었다.
이후 2경기에 등판, 1세이브를 추가했지만 타선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패전투수가 될 뻔했던 상황.
임호균 투수코치는 "이제부터 선발진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어 충식이도 본래의 모습을 찾을 것이다"고 말했다.
최근 불펜피칭에서 주무기인 빠른 직구와 파워싱커로 동료들을 안심시킨 박충식.
`잔인한 4월'을 보낸 그가 `계절의 여왕인 5월'은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