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정치인 이름딴 고스톱 신풍속도
기사입력 1997년 05월 03일 15시 00분
이름에서 이미 칼날처럼 예리함을 보이는 철학가 `파스칼'이 한 말 중에 이런 것이 있다.
`그것은 가장 불확실한 것을 얻기 위해 가장 확실한 것을 거는 것이다.'
여기서 그것은 두말할것 없이 `도박'을 말한다.
`고스톱 공화국'에서 다시 고스톱 열풍이 불고 있다. 오죽했으면 국민의 5대 의무 중 하나가 고스톱이라고 했으며, 새색시가 시집을 갈 때 `고스톱방석'을 다 마련해 갈까.
고스톱을 누구나 선호하는 것은 골프나 경마, 바둑보다 익히기가 어렵지 않고 인원도 최고 3명이면 가능하고 4계절+날씨에 관계없이 전천후로 치를 수 있고 또 안방, 야외, 사우나 등 경기장 확보도 쉬워서일 것이다.
이제 `하우스 개 3년이면 고스톱을 칠 줄 안다'라는 속담도 나올 법 하다.
판돈의 규모에 대해 알아보자.
사실 필자도 친구들과의 모임같은 때 간혹 점백짜리(백은 그냥 1백원이지 1만원 등의 다른 단위가 단연코 아니다) 고스톱을 친다.
언젠가 흔들고 쓰리고(喜)를 외치는 중였는데 상대의 3점에 바가지(悲)를 쓴 적이 있었다.
아, 그 때의 슬픔은 `어머님 타계'이후 최고의 것으로 기억된다.
이렇듯 희(喜)는 희대로 비(悲)는 비대로 짜릿찌릿함이 있어서 일까. 한번 화투를 만지면 그냥 놓지 못하게 되는 것 같다.
얼마전 한 유명 산부인과 의사는 심심풀이로 시작한 화투로 수십억의 현금을 잃고 나중에는 남편까지 잃고 병원도 잃고 급기야는 인격까지 잃고 좌우간 잃을 건 다 잃었다지 않은가！
그런데 고스톱을 알면 한국의 정치까지 보이니 희한한 일면도 있다.
주요정치인들의 이름을 딴 새로운 변형고스톱을 알아보자.
新YS고스톱-자기가 먹은 것을 보여 주지 않고 덮어서 진열한다(…대선자금 미공개를 꼬집은 걸까).
新DJ고스톱-고를 선언했다가도 추가 점수가 나지 않을것 같으면 도중에 고를 취소할 수 있다(…은퇴와 정치재개 등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일 것).
新JP고스톱-쇼당(원래는 상담이라는 뜻인데 캐스팅 보트)을 언제나 부를수 있고 자기 표를 슬쩍 보이며 편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끝까지 선은 못한다(…내각제와 늘 2인자에 머무른다는 뜻일 것).
정태수고스톱-괜히 피를 상대방에게 한두장씩 준다. 그런 다음 불리하다 싶을 때 파토를 놓아 버릴 수 있다(그나저나 그가 정치인인가, 헷갈리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