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래-박건하] '내 발끝에서'
기사입력 1997년 05월 02일 14시 43분
`닮은꼴 골잡이' 박건하(26．삼성)와 노상래(27．전남)가 3일 오후 3시 수원에서 벌어지는 97라피도컵 프로축구 2차전에서 의미심장한 일전을 벌인다.
▲월드컵대표팀의 간판 골게터이자 ▲실업 출신의 중고신인, 그리고 ▲프로축구 신인왕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둘의 수원격돌은 한국축구 기대주간의 치열한 라이벌전의 의미 외에도 삼성_전남의 운명을 갈라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규리그 일정이 예년의 절반으로 줄어들어 매경기가 결승전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서로에게 가장 부담을 느끼고 있는 양팀의 승부는 남은 리그일정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개막전 홈경기서 미묘한 라이벌인 포항에 0대1로 패해 몹시 심사가 뒤틀려 있는 전남으로선 2연패(敗)면 사실상 우승이 어렵다는 각오 아래 총력전을 펼칠 태세다.
1승을 안고있는 삼성은 지난달 7일 아디다스컵 수원 홈경기서 전남에 2대3으로 패한 치욕을 홈팬들 앞에서 설욕해야 할 입장이다.
이같은 막중한 무게가 모두 박건하와 노상래의 발끝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둘은 걸어온 길이 비슷하지만 플레이 스타일이나 장기는 차이가 많다.
훤칠한 키에 호리호리한 체격인 박건하는 돌파력이나 파워는 떨어지지만 골결정력이 국내 최고수준이며 특히 헤딩력이 발군이다.
지난달 23일 한－중정기전 1차전때 혼자 독식한 2골도 그의 머리에서 만들어진 것.
이에 비해 노상래는 테크닉이 그다지 뛰어난 편이 아님에도 탱크같은 체구를 앞세운 돌파력과 스크린 플레이, 번개같은 중거리슛이 돋보인다.
따라서 `골 확률'로 본다면 둘이 50대50이라고 할만큼 팽팽하다.
결국 양팀의 운명을 걸머진 둘의 대결은 그날의 컨디션과 함께 미드필더의 지원 여하에 따라 판가름날 전망이다.
삼성은 테크닉이 뛰어난 바데아와 백전노장 윤성효에게, 전남은 기동력이 뛰어난 김기선－김정혁－김도근 `3김'에게 각각 골게터 지원임무를 맡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