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최훈재가 없었더라면
기사입력 1997년 05월 02일 14시 43분
해태 이적생 타자 최훈재(31)가 묘한 징크스를 만들고 있다.
해태가 이기는 경기에는 반드시 최훈재의 적시타가 곁들여 있고, 반대로 최훈재가 침묵인 날은 어김없이 지고 말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학 관계는 지난달 24일 한화전부터 1일 쌍방울전까지 7경기째 100% 적중률을 나타내고 있다.
이 기간동안 5승 2패를 기록한 해태는 최훈재가 안타를 치지 못한 지난달 27일 현대전과 30일 쌍방울전 2경기에서만 패했다.
7경기에서 최훈재의 성적은 27타수 8안타 6타점으로 타율 2할9푼6리.
빼어난 기록은 아니지만 항상 승리와 직결돼 있어 김응용감독조차 그를 `알짜배기'라고 부른다.
김감독은 최훈재에 대해 "가장 요긴할 때 한방씩 때려주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왼손타자라는 이점도 있어 보배같은 존재"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언더핸드스로에 유독 약했던 해태가 최고 수준의 잠수함 투수인 쌍방울 김기덕과 성영재를 잇따라 격침시킨 것도 최훈재의 불방망이가 기폭제가 됐음은 두말할 나위없다.
김기덕을 4타수 2안타로, 성영재를 우월 1점홈런으로 두들겼다.
작년말 친정팀 LG에서 트레이드 될 때만 해도 최훈재의 앞날은 그다지 순탄하지 않았다.
탄탄한 해태 외야진의 한자리를 꿰차고 들어가기 위해선 다른 선수들보다 두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5개월이 지난 현재 최훈재는 해태 강타선의 확실한 중심타자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뒤늦게 `러키 보이'라는 닉네임까지 얻었다.
최훈재의 이런 값진 성적 뒤에는 작년 12월부터 4개월 동안 단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된 강훈을 군소리 하나없이 소화해 낸 그의 성실성이 가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