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한-일 '어머니 사랑' 한 무대에
기사입력 1997년 05월 02일 14시 04분
한국인과 일본인이 생각하는 어머니상은 어떤 모습일까?
한－일 양국의 작가 연출가 배우들이 참가, 어머니를 주제로 클로스 공연을 펼치는 무대가 막을 올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네텔서울은 2일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한국과 일본의 연극인들이 만든 두개의 모노드라마 `어미'를 동시에 선보인 것.
`어미'는 1,2부로 구성되어 잇달아 공연되는 게 특징. `어미1'은 일본의 이노우에 히사시 작, 기무라 고오이치 연출에 한국의 중견배우 김금지가 출연한다.
신파극 여단장이 첫날 첫 공연을 올리기 위한 준비를 하던 중 찾아온 방송국 기자와 인터뷰하는 과정을 통해 그녀의 반생을 반추하는 모노드라마.
그녀는 한 배우로서 어렵고 힘든 삶을 살아온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런 중 기자는 대중음악의 스타로 떠오른 가수가 그녀의 아들임을 알려준다. 이 사실을 안 그녀는 아들을 버릴 수 밖에 없었던 사정으로 인해 절규한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지고 나가야할 현실의 무게 때문에 속죄로 씻어야할 과거에 애써 눈감을 감는다는 게 극의 흐름.
한국의 오태석이 쓰고 연출하는 `어미2'는 재일교포 배우 이려선이 출연, 어머니상을 펼쳐보인다.
자맥질로 미역과 전복을 따며 평생을 살아온 한 어머니. 그녀는 열일곱살에 혼례도 없이 서방을 맞고 나흘만에 그 서방은 배를 타고 나가 돌아오지 못한다.
이후 그녀가 낳은 아이는 성장하여 군대에 간다. 어머니는 휴가를 나온 아들을 위해 마을에서 금지된 어린미역을 딴 죄로 벌을 받는다.
그러나 그녀는 아들의 운명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를 예감하고 몸을 떤다. 마침내 아들은 자신이 사랑한 처녀의 배신으로 인해 자살로 삶을 끝낸다.
결국 그녀는 죽은 아들의 영혼을 위해 혼전 처녀의 영혼과 아들의 혼을 맺어준다는 게 극의 흐름. 처음으로 서울무대에 출연하는 이려선은 일본의 중견 여배우로 일본의 천막극장을 연 장본인.
결국 이번 무대는 자신의 현실을 위해 아들을 회피하는 어머니, 죽은 아들의 영혼을 위해 헌신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어머니의 모습을 잔잔하게 객석에 던져 놓는다. 31일까지. 평일 오후 7시30분. 토 일 오후 3, 6시. （02）720－62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