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현] '4번같은 6번' 하위타선 핵
기사입력 1997년 05월 01일 15시 37분
OB 안경현（27）은 프로야구판의 대표적인 `느림보'로 꼽힌다.
프로 5년 통산 도루가 단 1개.
본인은 100m를 13초대에 달린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믿는 동료들은 단 한명도 없다.
그런 안경현이 요즘 발바닥에 불이 났다.
올시즌부터 4구나 안타로 출루하는 횟수가 부쩍 잦아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잠실 LG전에서도 안경현은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5회 선두타자로 나가 4구를 골라낸뒤 진갑용의 좌전안타와 희생번트가 이어져 1사 2,3루.
9번 이종민의 얕은 중견수 희생플라이때 `눈썹이 휘날리게' 전력질주한 안경현의 모습은 보는 사람을 안쓰럽게 할 정도였다.
7회에도 총알같은 좌익선상 2루타로 출루한뒤 이보형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아 결국 팀이 뽑아낸 2득점을 독차지했다.
지난달 30일 현재 16경기에서 54타수 17안타로 타율 3할1푼5리.
팀내 최다안타와 최고타율이다.
만년 2할대 선수였던 안경현이 타격에 눈을 뜬 것은 `뒤끝'이 좋아진 덕분이다.
전에는 배팅한뒤 타격자세가 흐트러지는 단점이 있었지만 이젠 공을 맞히고 나서도 팔로 스윙이 완벽하게 뒷받침돼 타구에 한결 힘이 실려있다.
주포 김상호와 심정수가 각각 손등부상과 어깨부상으로 빠진 OB타선이지만 `4번 같은 6번' 안경현이 있기에 그렇게 녹록하지만은 않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