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LG 천보성감독 가족의 신바람
기사입력 1997년 05월 01일 15시 37분
LG 천보성 감독은 요즘 새벽 5시도 되기 전에 어김없이 눈이 떠진다고 한다.
왜 일까.
`신바람 야구' 때문이다.
사령탑 첫해 꿈도 꾸지 않았던 10연승을 지난달 29일까지 달렸고 1일현재 단독1위를 고수, 지금 제정신이 아니다.
너무 흥분돼 새벽 1시가 돼서야 잠자리에 들기 일쑤지만, 그게 또 4시간을 넘지 못한다.
해도 뜨기 전에 잠에서 번쩍번쩍 깨이는 것은 스포츠 신문을 한시라도 빨리 보기 위해서다.
전날 기분좋게 이긴 승부를 과연 기자들이 어떻게 재미있고 신나게 썼을 까가 너무 궁금해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
잠을 설치기는 부인 최자림씨（42）도 한가지다.
최씨의 경우는 신문을 읽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3인 딸 혜미의 도시락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LG의 연승 덕분에 큰 딸은 책이 쏙쏙 머리에 들어오고, 중1인 아들 호영은 학우들 사이에서 일약 영웅이 되고 있다.
요즘 출세하는 사람들은 체면상 남 앞에서 웃질 못하고, 화장실에서 수도꼭지를 틀어놓고 혼자 웃음보를 터뜨린다고 한다.
그렇다면 천보성 감독 집의 4월 수도료는 평소의 몇 배가 나올 게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