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권갑용 6단 ●윤현석 4단
기사입력 1997년 05월 01일 15시 36분
그런데 권 6단은 그런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았는지 △로 뛰어들어 우상귀 흑진을 송두리채 도려내려 한다.
따라서 △는 일종의 승부수다.
성공하면 승리의 일등공신이 되나 실패하는 경우엔 패배의 역적으로 몰리기 십상이다.
사실 백 △는 적절한 승부수여서 흑으로선 애초 ▲로 `나'에 두지 못한 것이 지금 와선 후회막심이다.
7까진 이렇게 될 곳.
다음 백 `다'면 귀의 백은 거의 산 모습.
이것만 갖고도 이미 훌륭히 수가 난 모습으로 백 성공이다.
그런데 여기서 관전자의 눈을 의심케한 수가 반상에 두어졌다.
백 8이 그것이다.
`다'면 살 수 있는 돌을 8에 두어 속절없이 죽이고 만 것.
흑 9로 잡히는 간단한 수를 깜빡한 것으로 밖엔 볼 수 없다.
어쨌든 살 수 있었던 말을 스스로 죽게 만들었으니 이것으로 이 판의 승부는 결정난 것이나 다름 없다.
귀의 사활도 사활이지만 백으로선 귀의 사활은 보류하고 백 1, 흑 2를 교환하고 노리던 백 3에 건너 붙였으면 이 판은 백의 낙승이 예상됐던 것.
흑 4∼8까지 응수는 백 9．11로 흑 무리의 결과.
따라서 흑은 1이 최선이나 8까지 된다음 백 A나 B로 덮어씌우는 맞보기가 남아 여하튼 흑은 곤경에 빠진 모양.
귀는 귀대로 사는 맛이 남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