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기를 쓰고 결혼하려는 이유는
기사입력 1997년 04월 30일 15시 12분
결국 `혼'이 나고 마는 것이 결혼이라는데도 사람들은 기를 쓰고 결혼하려 든다.
조상들이 하셨고 선배들이 하고 있어서 그 습관성 유전인자가 몸에 밴 걸까.
어쨌든 사람들에게는 철조망 쳐진 곳으로 더 들어가 보고 싶어하는 심리가 있어서 그토록 말리는 결혼을 기어이 해내고야 만다.
그런데 결혼식을 지금같은 봄과 몇달 뒤 올 계절인 가을에 많이 하는 이유는 뭘까?
우리 헌법에 여름과 겨울에 올리는 결혼식이 무효라는 조항은 눈꼽을 떼고 봐도 없다.
남들 생각이 안 미치는 부분까지 시시콜콜 콜콜시시 생각하는 걸 직업으로 삼고 있는 필자가 그 대목을 어찌 연구 아니했으랴！
뭐 그렇다고 대단한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건 아니었다.
더운 여름철에 결혼을 해서 신혼여행을 가면 그해 여름내내 배에 흉한 땀띠가 나서 수영장에도 못간다.
추운 겨울철은 감기가 들기 쉽다는 것만 얘기해 드리겠다.
이 말들이 무슨 뜻인지 알아듣기 힘든 사람은 커서 어른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이 봄은 또 결혼뿐 아니라 결혼발표의 계절인 듯도 싶다.
모든 총각들의 나만의 신부였던 `채시라'와 뭇 처녀들의 가슴을 뛰게 했던 `신성우'가 곧 각자의 집에 이불이 부족해 한이불을 쓸거라고 하지 않았는가.
그들은 처녀총각 가슴에 허전함을 안겨준 죄가 커서 곧 이름이 `채싫어'와 `신성우우∼'로 되고 말 것이다.
상태가 몹시 안 좋은 사람이 에로비안 나이트에 물어왔기에 대답을 해 준 적이 있다.
바보:기가 막힌 것을 알아냈다. 한해에 결혼하는 사람을 보면 남자의 수와 여자의 수가 꼭 같다.
에로:비잉… 남자랑 여자랑 하는 것이 결혼이기 때문이다.
바보:그런데 왜 여자인 브룩 실즈는 같은 여자인 아가씨와 결혼을 했나?
에로:시인… 아가씨가 아니고 아가시라는 테니스 선수다.
바보:왜 여자끼리 또는 남자와 남자는 결혼하지 않는가?
에로:너 레고 할줄 아니? 한시간만 레고를 해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