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철] 500도루 꿈
기사입력 1997년 04월 30일 15시 12분
그는 아직 젊고 꿈은 원대했다.
지난 29일 광주 쌍방울전에서 364개의 도루로 이 부문 신기록을 세운 해태 이순철（36）의 소감 첫마디는 뜻밖에도 "500도루를 달성하는 것"이었다.
혹시 `400'을 `500'으로 잘못 말했나 다시 한번 확인했지만 분명히 "500개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만 36세의 노장이 앞으로 136개의 도루를 더 하려면 어느정도의 시간이 필요할까.
지난 85년 프로에 데뷔한 이순철은 13년째인 1천254경기만에 364개를 기록했다.
평균 3.5경기만에 1개씩을 추가한 셈이다.
산술적으로 볼때 이순철이 목표한 500도루를 넘어서기 위해선 476경기를 더 뛰어야 한다.
최소한 4년은 더 선수생활을 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이순철의 목표가 허황된 것이 아니란 사실은 여기에서 증명된다.
4년뒤는 이순철이 정확하게 만 40세가 되는 해.
이순철은 틈만나면 "반드시 40세까지 선수생활을 하겠다"고 되뇌여 왔다.
유니폼만 입고 있는 것이 아닌 명실상부한 주전선수로 `40'을 채우겠다는 생각이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우선 이순철은 나이 든 다른선수들과 달리 수비가 탁월하다.
현재 해태에선 이순철을 대신해 중견수를 맡을 후보가 없을 만큼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둘째는 빠른발이다.
방수원 본지 해설위원은 이순철에 대해 "나이가 먹을수록 순발력이 떨어지게 마련인데 아직도 저런 스피드를 갖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고 감탄했다.
여기에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성실성이 그의 `40대 선수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나이가 아닌 실력으로 승부한다"는 이순철의 의지가 조금씩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