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해소방] 스트레스를 '처벌한다'
기사입력 1997년 04월 30일 15시 12분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만큼 스트레스가 쌓인 사람만 오세요".
접시를 있는 힘껏 때려 부수거나 목청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스트레스 해소방'이 등장했다.
지난 8일 서울 신촌에 생긴 `팡팡 스트레스 해소방'에는 일에 지친 직장인, 학업에 찌든 학생의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해줄 만한 낯선 게임들이 여러가지 준비돼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임은 접시 깨뜨리기.
1천원을 내면 접시 3개를 힘껏 내던져 깨뜨릴 수 있다.
이때 사용되는 접시는 클레이사격에 사용되는 접시로 조금만 충격을 줘도 쉽게 깨지며 파열음도 커 스트레스 해소에는 제격이다.
그래도 분이 안 풀리면 5천∼1만원을 지불하고 고급 도자기를 내동댕이 치거나 야구방망이로 때려부숴도 된다.
소리지르기 게임도 손님이 끊이지 않는 인기 종목이다.
방음장치가 돼 있는 방안에 들어가 200원을 기계에 집어 넣으면 10초 동안 마음껏 소리를 지를 수 있다.
이때 일정점수 이상을 받으면 서비스게임으로 다시 한번 굉음（?）을 낼 수도 있다고.
이곳에 있는 사격게임은 일반 사격장과는 차원이 다르다.
타깃이나 마네킹에 조준해 사격하는 이 게임은 1분 동안 BB탄 1천400발이 나간다.
이때 사격자는 마치 진짜 기관총을 난사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 일반 사격장의 단발사격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짜릿한 기분을 맛볼 수도 있다.
쉬지 않고 잔소리를 해대는 직장 상사가 생각나면 권투게임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
500원짜리 동전 하나면 사람 모양의 게임기에 마음껏 주먹질을 해댈 수 있기 때문.
이밖에 헤드폰을 쓰고 음정과 박자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노래를 부르는 노래방게임과 권총과 사격느낌이 거의 똑같은 권총게임도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데 톡톡히 한몫을 한다고.
최민기씨（31．회사원）는 "호기심에 들렀다 접시 깨뜨리기와 소리지르기 게임을 해 보았다"며 "게임기 앞에서 목이 쉴 만큼 소리를 지르고 나니 의외로 가슴이 시원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팡팡 스트레스 해소방 주인 이영식씨（38）는 "일본의 스트레스 해소방이 직장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에서 착안해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개업한 지 얼마 안 됐지만 20∼30대 직장인은 물론 40대의 중년 신사들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