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계투] 팀성적 '우리하기 나름'
기사입력 1997년 04월 29일 15시 22분
매일 대기하느라 몸만 고달프고 티도 나지 않는 자리.
종종 패전처리까지 겸해야 하는 맥빠진 보직.
불과 몇년전만 해도 중간계투요원에 대한 인식은 보잘것 없었다.
하지만 마운드의 전문화가 이뤄진 현대 야구에서 중간계투의 중요성은 선발이나 마무리 못지 않게 커졌다.
올시즌도 중간계투진의 활약이 곧 팀성적과 직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8일 현재 9연승을 달리며 1위를 고수하고 있는 LG를 보자.
제구력이 몰라보게 향상된 차명석은 `약방의 감초'처럼 리드하는 경기마다 얼굴을 내밀며 보통 2∼3이닝을 거뜬히 막아낸뒤 리드를 고스란히 마무리 이상훈에게 넘겨준다.
8게임에 나가 2구원승 1세이브로 실속도 남못지 않게 챙겼다.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송유석도 마운드 운용에 숨통을 터주는 존재.
해태는 시속 140㎞대의 낮게 깔리는 직구가 돋보이는 2년생 박철웅이 튼튼한 연결고리며 오철민 김동호 강태원 등이 중간에 대기한다.
쌍방울은 성영재와 김원형을 빼고는 전원이 중간계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마운드 벌떼작전'을 구사한다.
마무리를 겸하는 언더스로 김기덕과 김현욱이 각각 2승씩을 챙겼다.
OB는 롱릴리프 이광우（2구원승）와 강길용이 든든한 허리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하위팀은 하나같이 허리가 부실하다.
한화의 중간계투진인 이상목 이상열 김해님의 평균 방어율은 무려 12.6.
삼성도 김인철 최한림 이상훈 등이 있지만 올라가기만 하면 난타를 당해 경기 후반 반격할 의욕을 상실하기 일쑤다.
현대는 톱클래스 중간계투요원 조웅천이 빠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롯데는 김상현 박보현 박부성의 중간계투진이 부진한 가운데 무명의 박지철이 중간겸 마무리로 2구원승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