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카보카] 사랑-모험 코믹스릴러
기사입력 1997년 04월 29일 15시 22분
`보카 보카'란 제명은 원래 `입에 입을 맞춘다'는 뜻이지만 여기에서는 폰섹스의 의미를 살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메시지'란 뜻도 함축하고 있다.
`보카 보카' 역시 독특한 색채와 성적인 유머, 기상천외한 아이디어와 감각적인 에로티시즘 등이 복합된 스페인영화의 특징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
안토니오 반데라스를 꿈꾸는 야심의 사나이 빅터(아비에르 바르뎀)가 현실의 호구지책으로 폰섹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만나게 된 고객들과의 사랑과 모험 등이 영화의 내용.
섹스코미디이면서도 미스터리 터치를 차용, 웃음과 긴장을 교묘하게 배합해놓은 고메즈 페레이라 감독의 연출솜씨가 두드러진다.
빅터가 폰섹스를 통해 사랑하게 된 여인 아만다(아이타나 산체스 기용)의 부탁으로 동성애 고객 리카르도(요셉 마리아 플로타츠)를 상대할 때까지는 섹스코미디지만 리카르도를 살해하려는 킬러와 맞닥뜨리고 난 뒤에는 코믹스릴러의 분위기로 반전된다.
고메즈 페레이라 감독은 폰섹스라는 변태적인 사랑을 통해 현대인의 소외와 정체성의 혼돈, 존재의 상실감 등을 예리하게 풍자해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메시지를 강변하는 방법으로 사용된 풍부한 유머가 시종 관객들의 시선을 즐겁게 한다.
`하몽 하몽'의 정력적인 주인공 아비에르 바르뎀과 `구름 속의 산책'에서 청순미를 발산했던 아이타나 산체스 기용의 관능미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