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박물관] 꼬불 꼬불 갱도따라 광부의 삶이 한눈에
기사입력 1997년 04월 29일 14시 35분
`흑백 탄광촌'에서 `컬러풀한 관광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는 에 석탄박물관이 다음달 문을 연다. 우리나라 석탄산업의 메카였던 는 오는 2005년까지 `고산 휴양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카지노 등 각종 관광시설을 만들고 있다. 가 첫 작품으로 내놓은 석탄박물관을 미리 찾아가봤다. 소도동 태백산도립공원 입구에 있는 `석탄박물관'. 우선 이름부터 따분한 느낌이 들었다. 수직갱도인 A자형 `권양기' 조형물을 앞세운 건물 모습도 왠지 딱딱했다. 관람 시간이 100분∼130분 걸린다는 안내 직원의 말에 지루하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나 이런 선입견은 제1전시실인 `지질관'에 들어서는 순간 산산이 부서졌다. 전시실은 온통 휘황찬란한 보석과 희귀 광석들로 꾸며져 있어 보석가게를 연상시켰다. 바위에 촘촘히 박혀있는 수정 등 보석류와 각종 광물, 단층구조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암석 등 293점의 전시물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손바닥만한 바위조각에 이름모를 고기와 나뭇잎 모양이 선명히 드러나 있는 각종 화석들도 신기했다. 주황색 호박속에 굳어있는 모기는 공룡을 재생하기 위해 수억년전에 굳은 호박속 모기의 피를 빼내는 영화 `쥬라기 공원'을 떠올리게 했다. 특히 남미에서 수입했다는 가로×세로 약 1@ 크기의 바위 덩어리에는 수십개의 암모나이트 화석이 빽빽이 박혀있어 탄성을 자아냈다. 디오라마로 연출한 화산폭발은 냄새까지 나 실제상황 효과를 높였으며, 바닥은 폴라비전으로 용암이 흘러내리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제2전시실에서 제7전시실까지는 석탄박물관의 주제에 맞는 전시가 이어졌다. 광산근로자의 생활과 막장의 모습, 갱내 사람들의 작업장면 등이 마네킹과 사진, 당시 사용했던 물건들을 곁들여 전시해 놓았다. 특히 작업반장의 작업일기와 페인트칠이 벗겨진 안전모, 완장, 작업복, 찌그러진 도시락 등 세월의 때가 묻은 물건들은 향수마저 불러일으켰다. 관람의 하이라이트는 체험 갱도관. 20인용 문이 닫히자 조명이 꺼진다. 쇠창살에 빠르게 스쳐가는 불빛들이 지하로 끝없이 내려가는 느낌이 들게 한다. 약 80초간 지상 3층에서 지하1층으로 내려가는 것이지만, 지하 1천@로 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문이 열리자 어두컴컴한 지하 갱도가 펼쳐졌다. 희미한 불빛이 흘러내리는 갱도 곳곳에 채광모습, 식사하는 광부, 막장 작업 장면들을 마네킹으로 연출해 놓았다. 나무기둥들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릴듯 기울어지고 연기가 자욱히 피어오르는 `붕괴 사고'장면에서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서기도 했다. 10여분간 꼬불꼬불하게 나 있는 서늘한 지하갱도를 지난뒤 밝은 세상으로 나왔다. 지하1층, 지상 3층 규모에 7개의 옥내 전시실, 지하갱도 1개, 옥외와 야외전시실 각 2개로 구성돼 있는 석탄박물관은 정적인 전시물 위주의 다른 박물관과 달리 시뮬레이션(실제체험) 시스템, 특수조명과 장치 등을 활용해 테마파크의 놀이시설처럼 재미를 곁들인 것이 돋보였다. 김남균 장은 "태백을 전국에 알리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박물관 부근에 있는 시소유 별장식 민박촌과 연계, 청소년 수학여행 명소로 키우고 관광 패키지 상품도 적극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물관 입장료는 어른 770원, 어린이 330원으로 정했다. 문의 관광교통과(0395_52_1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