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한-중 천원전'왕중왕전'
기사입력 1997년 04월 27일 15시 00분
한－중 천원전이 탄생한다.
이에 따라 `21세기 라이벌'로 꼽히는 이창호 9단 대 중국 상호 7단간의 명승부 열전이 펼쳐진다.
스포츠조선은 중국 신민만보사와 공동으로 우리나라 박카스배 천원전의 우승자와 중국 천원전의 우승자끼리 격돌하는 한중 천원전을 주최한다.
한중 천원전은 한국기원과 중국위기협회가 공동 주관하며, 동아제약과 상해시 굴지의 그룹인 화중실업집단이 후원한다.
같은 이름의 기전끼리 해마다 통합전 형식의 국가대항전을 갖기로 한 것은 이번이 국내 처음이다.
그러나 세계 첫 대회로 추진되어온 한중일 3국천원전의 과제는 차기연도로 미뤄졌다.
한국기원 정동식 상임이사는 "3국간 이름이 같은 기전은 천원전뿐인데, 일본은 3개 신문사가 연합 주최하다보니 협의가 길어져 한중 천원전부터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첫 한중전은 오는 7월12∼18일 중국 상해시에서 열린다.
올해는 `보가적이 후원하는 97화중배 중－한 천원전'.
보가적(寶佳適)은 `박카스'의 중국식 이름으로, 동아제약은 지난 11일부터 북경 상해 청도시에서 중국돈 5원(약500원)짜리 비타민건강음료로 보가적을 발매했다. 양국 후원사는 번갈아가며 명칭을 사용한다.
중국은 상호 7단이 지난달 마효춘 9단의 이른바 `5년 독재'를 무너뜨리고 새 천원에 오르자 크게 고무됐다.
중국은 마9단이 이창호 9단에 연전연패를 당해 한때 "한중전은 하나마나"라는 분위기였으나, 상호 7단이 등장하자 태도를 급반전시켰다.
상호 7단은 최근 중일 슈퍼단체전에서 일본의 천원 유시훈과 오타케 등 기라성을 연거푸 6명이나 꺾었던 슈퍼스타.
신민만보사의 장문동 바둑위원은 중국 바둑계가 상호 7단에 거는 기대가 아주 크다고 말했다.
상호 7단은 중국식 발음이 `창하오'여서 별명이 `중국판 이창호'이다.
나이는 이창호 9단이 한 살 많지만, 두 기사 모두 11세때 프로에 입단했다. 입단 당시 이창호 9단은 한국기원 연구생 1기였고, 상호 7단 역시 중국소년바둑대 1기생 출신.
이창호 9단의 뒤에 부친 이재룡씨의 지극한 아들 사랑이 있던 것처럼 상호 7단의 뒤에는 `맹모삼천'이 있는 등 닮은 꼴이 많다.
한중 천원전은 3판2선승제로 열린다. 우승상금은 1만2천달러(약1천100만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