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간다] 긴 촬영시간-특수조명 스태프진 탈진
기사입력 1997년 04월 27일 15시 00분
파주군 파평면 장파리. 서울에서 버스로 1시간 30분. 미개발지역인 이 마을이 요즘 전에 없이 술렁이고 있다.
곳곳에 `관광특구 지정하여 5천년 원한 풀어보세'등의 플래카드가 걸려있고, `금사개발'이란 간판도 눈길을 끈다.
이곳은 KBS 2TV 월화드라마 `봄날은 간다'(극본 윤영수 연출 이영희)의 야외 촬영현장. 마을 전체가 오픈 스튜디오로 사용되고 있다.
마을 어귀에 있는 `정 다방'은 극중에서 언향(이휘향)이 운영하는 다방. `금사개발'은 빈 집에 간판을 건 것이다.
실제 건물에서 촬영을 하므로 스튜디오 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게 마련. 조명도 까다로워 자연광 효과를 내는 특수 기구 HMI까지 동원했다.
특히 군사지역인 장파리는 호출기 등이 `먹통'인 곳. 개발이 제한되어 있어 마을 전경이 서울의 70년대를 연상시킨다.
이영희 PD는 "김종건(김영철), 이언향이 등장하면서 조용한 마을에 개발 바람이 불어 닥친다는 이야기와 장파리가 잘 맞아떨어진다"며 "야외 촬영의 비중이 커 전체 화면 구성이 자연스럽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배우들은 괴롭기 짝이 없다. 공동화장실은 모두 푸세식.
특히 다리 부상때문에 다리를 구부릴 수 없는 이휘향은 화장실을 갈 때마다 일일이 마을 밖으로 나가야했다.
이날 촬영 내용은 금사개발의 대표 김종건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금사개발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장면.
잠시 후 벤츠(물론 소품으로 대여한 것) 앞에서 폼을 잡고 있는 종건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는 이가 이언향(이휘향)이다. 언향과 종건의 공동의 적은 마을 유지 장달근(이대근).
기획을 맡은 이영국 CP는 "이후 달근과 언향의 30년 넘는 애증의 역사가 드러나면서 이야기 전개가 더욱 재미있어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봄날은 간다'는 KBS 공채 7기로 30여년만에 친정에 돌아온 이대근, 부상에도 불구하고 촬영을 강행중인 이휘향 등 중견탤런트들의 노련미와 언향의 친딸 김규리, 장달근의 아들 김호진 등의 패기가 어우러져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