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공화국] 강한것은 아름다운가 (3)
기사입력 1997년 04월 27일 15시 00분
시커먼스와 날나리아가 정사를 벌인 곳은 사파리에서도 가장 후미져 평소 곰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곳이었다.
곰돌은 맘모스가 사파리 초대 왕이 된 뒤 자신이 3인자로 밀려나자 자신의 위축된 신세 때문에 사파리 변두리를 돌아다니던 터에 우연히 시커먼스와 날나리와의 간통 장면을 목격한 것이다.
곰돌은 다른 곰도 아닌 날나리아의 모습을 보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만큼 놀랐다.
머리가 워낙 나빠 대권 후보에 애당초 끼어들지 못했던 곰돌은 순간 머리를 굴렸다.
잘만하면 맘모스에게 큰 공을 세워 다시 2인자 자리에 복귀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곰돌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시커먼스와 날나리아는 오직 그들만의 쾌락에만 열중했다.
곰돌이 무방비 상태에 있는 시커먼스의 뒷덜미를 후리쳤다.
시커먼스가 화들작 놀라 돌아보는 순간 곰돌의 2번째 펀치가 얼굴에 잘렬했다.
사파리의 '깡패' 시커먼스지만 순간적으로 곰돌의 해머펀치를 맞자 비틀거렸다.
물론 싸음이라면 시커먼스도 한가닥하는 '꾼'이었지만 덩치가 곰돌보다 워낙 작아 체급에서 비교가 안되는 데가 사파리 왕인 맘모스의 애첩 날나리아와 간통을 한 죄 때문에 반항할 생각조차 못했다.
시커먼스는 냅다 도망갔다.
시커먼스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곰돌이 시커먼스를 때려 쫓아내는 모습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본 날나리아는 과연 여장부였다.
사실상 왕비의 몸으로 간통을 한 것도 배짱이 있기에 가능했다.
날나리아는 시커먼스가 도망가고 곰돌만 남게 되자 이번에는 곰돌을 유혹하기 시작했다.
시커먼스와 한참 즐기다가 갑자기 중단된 터여서 아직 식지 않은 몸을 곰돌에게 들이밀었다.
당황한 곰돌이 치솟는 욕정을 느끼면서도 몸을 뒤로 피하자 날나리아는 더욱 몸을 밀착해왔다.
곰돌의 인내는 거기서 무너졌다.
곰돌은 폭발적인 힘으로 밀어붙였다.
사파리의 권력구조를 뒤흔들 왕비와 권력 서열 3위의 '스캔들'은 이렇게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