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초반 휘몰이 장단에 방망이 신명났네
기사입력 1997년 04월 27일 15시 00분
삼성 양준혁（28）의 방망이가 연일 춤을 춘다.
양준혁은 정면승부를 걸어오는 투수들은 누구를 가리지 않고 혼내주고 있다.
그 만큼 요즘 그의 방망이는 절정에 달해 있다.
고의 4구를 주는 등 투수들의 견제가 심하지만 기회를 맞기만 하면 어김없이 한방씩 터뜨린다.
지난 26일 쌍방울전에서는 2_7로 뒤진 8회 정면승부를 건 김현욱에게 우전 적시타를 빼앗아 팀의 역전승에 징검다리를 놓았다.
7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하고 있는 양준혁은 27일 현재 타율 4할2푼9리（42타수 18안타）로 타격 1위로 뛰어올랐다.
양준혁이 예년과 달리 초반부터 브레이크가 파열된 `폭주 기관차'가 된 이유는 간단하다.
타석에 들어가서 투수와 승부할때의 집중력이 몰라보게 향상됐기 때문이다.
백인천 감독이 찬스에 유난히 강한 이승엽 대신 양준혁을 4번에 배치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작년까지만 해도 앞에 주자가 있으면 홈런을 의식한 큰 스윙을 했지만 요즘은 정확히 때릴려고 노력한다.
현재 홈런을 2개 밖에 치지 못한 것은 양준혁이 맞히는 타격에 집착했다는 증거.
양준혁의 최대 고민은 훼방꾼이 많다는 것.
계속 고의 4구로 걸어나가다 보면 아무래도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쳐서 나가고 싶지만 나쁜볼로 승부하는 투수가 많아 할 수 없이 4구를 고르는 경우가 많다."
남들은 `행복한 비명'이라고 할지 몰라도 삼진을 당하더라도 힘차게 방망이를 휘두르고 싶은 것이 양준혁의 솔직한 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