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두] 역시 해결사
기사입력 1997년 04월 27일 15시 00분
수원 삼성에 조현두（趙顯斗．24．MF）는 `산소같은 남자'다.
평소에는 있어도 없는 듯 하다가도 가끔씩 눈물겹도록 고마운 존재임을 확인시키는 그런 선수다.
마치 자신의 진가를 확인시키듯 조현두는 꼭 필요할 때만 한방씩 터트린다.
지난 26일 전북과의 97라피도컵 익산 개막전서도 그는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게임내용에 비해 결과가 신통찮게 흘러가던 전반 45분 하프라인서부터 툭툭 치고 들어가다 골문 앞 25@ 지점에서 날린 그의 기습적인 왼발 중거리슛은 전북 GK 알렉세이의 허를 완전히 찌른 것이었다.
위기때마다 어김없이 나타나는 그의 해결사 기질은 아디다스컵 대전전（3월26일．1대1） 동점골과 포항전（4월16일） 결승골에서도 입증된 바 있다.
작년에도 그는 올림픽대표팀을 드나들면서도 7골－2어시스트의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삼성의 돌풍을 떠받치는 지주의 하나였다.
무엇보다도 그는 골감각을 타고났다.
1m76, 68㎏의 크지않은 체구지만 그의 드리블은 힘이 느껴지고, 장대같은 수비수들을 일거에 무너뜨리는 돌파력과 예기치 못한 곳에서 폭발하는 슈팅력은 GK들로 하여금 그를 주저없이 `기피인물'로 꼽게 만든다.
올 라피도컵서 조현두는 더욱 이를 악물고 골사냥에 나설 참이다.
어렵사리 월드컵 대표팀에 뽑혔다가 지난 23일의 한중정기전을 앞두고 4명의 삼성맨 가운데 유일하게 탈락의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비쇼베츠 감독의 올림픽팀에서도 본선 직전에 제외됐던 그로선 대표팀과의 연（緣）을 탓할만 하지만 알고 보면 지도자들이 그의 `산소같은 기질'을 활용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
그래도 그의 말에는 여유가 있다.
"프로 그라운드는 넓고, 할 일도 많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