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놀] 라데공백 내가 메운다
기사입력 1997년 04월 27일 15시 00분
`언제 터질지 모른다. 그러나 필요할땐 반드시 폭발한다.'
우크라이나 특급 코놀（25．FW．포항）이 `그라운드의 핵폭탄'으로 급부상했다.
코놀은 26일 전남과의 97라피도컵 개막전（1대0 승）서 후반 1분 그림같은 20@ 왼발 중거리포로 결승골을 성공시켜 팀에 귀중한 첫승을 선사했다.
올시즌 벌써 5호째.
지난해 7월 데뷔 이후 13게임에 1어시스트를 거둔 초라한 성적표에 비한다면 일취월장한 기량이다.
박성화 감독은 어느덧 훌쩍 커버린 코놀의 대견함에 흐뭇한 표정과 함께 함지박만한 입을 다물줄 몰랐다.
포항으로선 이날 승리의 의미는 결코 작지 않았다.
상대가 지난해 우승일보직전서 얄궂게 발목을 잡아버린 `철강 아우' 전남인 것도 그렇지만 홈텃세가 심한 광양에서 부담이 큰 개막전을 성공적으로 마쳤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날 승리는 광양에서 거둔 첫승인 동시에 `전남징크스'를 벗어나는 승리였다.
`제2의 라데'를 꿈꾸는 코놀.
사실 그에겐 대포알 슈팅도, 결정력 높은 헤딩력도 없다.
대인마크가 심한 한국축구에 적응하기도 쉽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코놀에겐 이러한 단점을 커버하기에 충분한 무기가 있었다. 지칠줄 모르는 체력과 성실성이 그것이다.
90분내내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는 덕분에 조그마한 허점에서도 골을 쉽게 만들어낸다.
65만달러（약 5억5천만원）의 거금을 들여 수입해놓고도 별다른 활약을 하지못해 속깨나 썩었던 박성화 감독도 이제 그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른 눈치다.
박성화 감독은 "코놀이 완전히 한국축구에 대한 감을 잡았다"며 "라데의 공백을 훌륭히 메워 줄 것"이라고 기대를 표시했다.
코놀이 사상 처음으로 4회우승을 바라는 포항팬들의 기대에 부응할지 두고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