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럴드워커] 잊지못할 '코리안드림' 3개월
기사입력 1997년 04월 27일 15시 00분
"영원히 잊지못할 3개월이었습니다. 다음 시즌에도 한국 코트에서 다시 꼭 뛰고 싶습니다."
한국 프로농구 원년에 팬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던 SBS 스타즈의 용병스타 제럴드 워커（24．1@84）가 28일 미국으로 돌아간다.
`제1호 트리플더블러'라는 한국프로농구사에 지워지지 않을 금자탑과 함께 현란한 기량을 펼쳐 보였던 워커.
워커는 신기에 가까운 노룩（No Look）패스, 체공력을 이용한 에어워킹슛 등 미국 본고장 농구의 진수를 선보이며 한국 팬들을 열광시켰다.
하지만 시즌을 끝낸 워커는 재계약 여부에 대한 SBS의 확답을 얻지못한채 미국으로 떠나게 된 것.
숙소인 일산 문촌마을 동부아파트에서 짐을 꾸리는 워커의 얼굴에는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기쁨과 함께 다시는 한국땅을 밟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어우러져 있었다.
-3개월 동안 느낀 한국인에 대한 인상은.
▲한국사람들 모두 친절했다. 특히 팀동료들은 식구처럼 따뜻하게 대해 주었다. 한국에서 만났던 모든 사람들은 다시 만나고 싶다.
-한국에서의 생활이 불편하지 않았나.
▲음식이 입에 맞지않아 고생을 많이 했다. 패스트푸드점의 프라이드 치킨 햄버거 등으로 끼니를 때웠는데 양에 차질 않았다.
잘 먹질 못해 체중이 3∼4㎏ 정도 빠졌다. 또 숙소가 서울에서 떨어진 주거지역（일산）이어서 여가를 즐길 만한 곳이 없어 조금 답답했다.
-고향생각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는가.
▲한달 정도는 괜찮았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고향생각이 절실했다. 플레이오프 때는 가족들이 보고 싶어 밤새 잠을 설친 적도 있었다.
-그동안의 플레이에 대해 만족하는가.
▲첫 트리플더블의 주인공이 되는 등 다른 용병들에 비해 복이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나의 저조한 플레이로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한 게 아쉽다.
-한국농구와 한국선수들을 평가한다면.
▲생각했던 것보다 기량이 뛰어났다. 슛도 좋고 드리블링 패싱 등이 나무랄 게 없다. 하지만 점프력과 탄력 스피드 등은 앞으로 한국선수들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상대방의 파울을 유발하려고 과도한 액션을 취하는 모습은 프로답지 않았다. 농구를 전혀 모르는 게 아닌가 할 정도로 `날림 판정'을 내리는 심판들도 큰 문제다.
-한국선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선수를 꼽는다면.
▲팀 동료인 정재근이다. 슈팅 드리블링 모두 나무랄 게 없다. 또 농구감각이 뛰어난 동료 문필호도 대성할 여지가 충분하다.
-5만달러의 봉급에 대해 만족하나.
▲만족하는 편이다. 하지만 용병들의 성적을 평가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똑같은 금액의 돈을 주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
-SBS측에 다음 시즌 재계약의사를 확실히 밝혔나.
▲다음 시즌 SBS에서 뛰고 싶다고 분명히 얘기했다. 하지만 SBS측이 재계약에 대한 확답을 해주지 않아 답답하다. 미국에 돌아가서도 계속해서 컴백의사를 밝히겠다.
-오는 7월까지 스케줄은.
▲기회가 된다면 미국프로팀과 대학팀들의 서머리그에 참가할 예정이다. 연습기간 동안 체력보강을 위해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에 전념할 작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