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커슨] '기아 새 희망'
기사입력 1997년 04월 26일 15시 16분
`천려일실（千慮一失）'.
`코트의 여우'로 불리는 기아 최인선 감독은 25일 벌어진 나래와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결정적인 `실착'을 두고 말았다.
2쿼터 5분9초 42_41로 앞선 상황에서 센터를 로버트 윌커슨（1m93）에서 김유택（1m97）으로 교체한 것.
윌커슨은 1쿼터에서 팀득점의 반인 12득점을 잡아내는 등 이때까지 팀내 최고인 18득점을 올리며 맹활약중이었다.
최감독으로서는 윌커슨의 체력 비축을 위해 플레이 스타일이 다른 김유택을 투입했다. 나래의 수비진용을 완전히 흐트러놓겠다는 것이 최감독의 복안이었다.
그러나 정규리그서 `식스맨상'을 수상하는 등 윌커슨, 클리프 리드와의 교대임무를 훌륭히 수행해 온 김유택이 제 몫을 못해내는 바람에 결과적으론 `패착'이 되고만 것.
윌커슨과 김유택의 임무교대는 최감독이 즐겨 써 온 작전이었지만 이날만큼은 아쉬움이 많이 남을 정도로 윌커슨의 활약은 눈부셨다.
윌커슨은 지난해 11월 LA에서 있은 용병 드래프트에서 `막차'로 한국행의 행운을 잡은 선수.
강동희 허 재 김영만 리드에 `식스맨' 김유택 등 화려한 멤버를 보유하고 있는 기아에서 가장 낮은 평점을 받던 선수였다.
실제 윌커슨은 정규리그에서 미미한 팀공헌도를 보였고 상대적으로 `식스맨' 김유택의 진가를 높여주었다.
그러나 윌커슨은 플레이오프들어 정확한 미들슛과 빠른 발을 이용한 탄력넘친 플레이를 구사하며 116득점（게임당 16.6점） 57리바운드（게임당 8.1개）를 기록,
확실한 베스트5로 자리를 굳혔고 체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리드 대신 `기아의 새 희망'으로까지 부상했다.
최인선 감독 역시 "윌커슨이 플레이오프 들어 자신감 넘친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며 남은 경기에서 그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