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골프교실] 샌드웨지는 집에 두고 가라
기사입력 1997년 04월 26일 15시 16분
골프를 시작한지는 꽤 됐는데 아직도 100점을 못 깬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들은 중년 이후에 골프를 시작한 `늦깎이'이거나 아니면 인도어와는 담을 쌓고 지내면서 `주말의 기적（?）'을 바라는 요행파（僥倖派）가 대부분이다.
이들에게 파백（破百）을 위한 색다른 처방 하나를 소개한다.
"샌드웨지를 집에 두고 가라."
이 말은 다소 황당하게 들릴지 모르나 한번 실행해 보면 수긍이 갈 것이다. 샌드웨지가 없으면 일단 벙커쪽은 피해가야 한다.
그래서 18홀을 도는 동안 한번도 벙커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당신은 분명히 `100'을 깼을 것이다.
한 경우를 살펴보자.
파3의 숏홀에서 원온을 노리다 벙커에 공을 빠트렸을 경우 `월백（越百）의 아마추어들로선 이미 파（Par）를 잡기가 힘겹게 된다.
원샷으로 탈출하기도 어려운 판에 무슨 재주로 공을 깃대옆에 갖다 붙이는가.
초조해진 마음에 벙커에서 헤매다가 생크라도 낸다면 더블보기로 막기도 어렵게 된다.
그런데 샌드웨지가 없다면 처음부터 벙커쪽을 피해 샷을 했을 것이고 그 결과 `원 온'은 못 시키더라도 그린 가까운 곳에서 세컨샷으로 깃대에 붙여 파를 넘볼 수 있다. 설령 3퍼트를 하더라도 보기（Bogey）는 된다.
얼마나 큰 차이인가. 이런 상황은 숏홀 뿐만 아니다.
미들홀에서도 깃대만 보고 세컨샷으로 온그린을 노리면 십중팔구 벙커에 잡아먹히고 롱홀의 페어웨이에도 여기저기 크로스벙커가 숨어있다. 18홀에는 최소한 30개 이상의 `모래 함정'이 있다.
벙커는 절대로 당신 편이 아니다. 골프장에서 비싼 돈 들여 벙커를 만들 때에는 골프를 어렵게 하기 위한 것이지 편하게 해주려는 게 아니다. 샌드를 두고 가라는 것은 벙커를 두려워하라는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