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타향살이 전준호 '집이 없어요'
기사입력 1997년 04월 25일 15시 25분
`타향도 정이 들면 고향이라고….'
흘러간 유행가 가사는 그렇게 말한다.
그런데 지난 8일 롯데에서 현대로 트레이드된 전준호에게 처음 시작한 타향살이는 영 만만치가 않다.
동료들이 하나같이 살갑게 대해 주는데다 이사비용조로 금일봉까지 받은 것은 뿌듯한 환대였다.
덕분에 유니폼을 입고 있는 동안은 트레이드를 실감하지 못할만큼 마음이 편하지만 문제는 운동장 밖 생활이다.
전준호는 인천에 온지 보름이 넘은 요즘도 호텔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처음에는 팀 독신자 숙소에서 생활하다가 부인 이상미씨와 두살바기 딸 승연이가 상경한 지난 21일부터는 부득이 호텔 신세를 져야했다.
`이사 타이밍'이 어긋났기 때문이다.
인천 연수동에 31평형 아파트를 구했지만 세칭 `손 없는 날'을 받다보니 이사날짜는 26일로 정해졌다.
그런 중에 부산집이 생각보다 빨리 지난주 처분되는 바람에 공중에 뜬 식구들은 급히 보따리를 싸야 했다.
인천으로 옮겨진 이삿짐은 지금도 포장 하나 뜯지 않은채 이사짐센터에 보관중.
원래 처가가 서울에 있었지만 공무원인 장인의 전근으로 대전에 내려간지 오래여서 경인지역에는 아무런 연고조차 없다.
며칠째 호텔을 전전하다 보니 불편도 많지만 만만찮은 생활비도 고민거리.
첫날 송도비치호텔에 묵었다가 하룻밤 10만원에 육박하는 숙박비가 부담스러워 이튿날부터 근처 모텔로 옮겨왔다.
아직 생활이 안정되지 않아선지 24일 현재 타율 1할8푼6리로 예상보다 부진한 전준호.
새 보금자리에 드는 다음주부터는 특유의 똘똘한 플레이를 기대해도 좋을성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