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즐거운 '우즈 신드롬'
기사입력 1997년 04월 25일 15시 25분
바야흐로 골프의 계절이다.
골프는 아직도 돈많은 사람들이나 즐기는 사치스런 놀이이고, 한가한 사람들의 게임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하는 스포츠다.
하지만 골프 애호가들에게 골프는 인생의 낙（樂）이요 지상 최고의 스포츠다.
파릇파릇 푸른 잔디가 돋아나고 노란 개나리와 진달래가 허드러지게 핀 4월의 녹색 잔디를 밟으며 라운딩하는 기분은 골퍼들만이 아는 즐거움이요 여유로움일 것이다.
요즘의 골퍼들을 더욱 신바람나게 하는 것은 `천재 골퍼' 타이거 우즈의 97마스터스골프대회 우승 뒷소식들이다.
골프장마다 골퍼들은 우즈 이야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가히 `우즈 신드롬'이라고 할만하다.
프로데뷔 8개월만에 흑인으로서는 사상 첫 메이저 타이틀을 따냈고 그것도 21세3개월14일만에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으니 전세계 스포츠계가 떠들썩할만도 하다.
골퍼들로부터 귀동냥으로 들은 캐디들도 이제는 우즈에 관한 이야기라면 제법 아는체 할 정도다.
우즈가 이처럼 수많은 골퍼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것은 우선 그의 호쾌한 장타다.
우즈의 97마스터스대회의 4일 동안 드라이버 평균비（飛）거리는 323.1야드로 출전선수중 단연 1위다.
298.0야드로 2위인 맥캐론보다 무려 25.1야드나 더 나가는 엄청난 거리다. 체격은 1m87에 67㎏의 `성냥개비'이지만 스윙은 `수양버들'이다.
넓고도 유연하게 그리는 원에서 뿜어나오는 폭발적인 힘이 주눅든 골퍼들을 대리만족 시켜준 것이다.
휴식을 위해 클린턴 대통령의 초청도 정중하게 거절했던 21세의 우즈에게 이제는 핑크빛 염문설까지 나돌아 세계스포츠팬들에게 또다른 흥미를 주고 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지의 수영복 특집판 표지모델인 두살 연상의 타이라 뱅크스와 미국여자골퍼인 케리 쿠엔 등이 그의 데이트 상대라는 것이 외지의 보도다.
지난해 8월 프로에 입문한 우즈가 8개월만에 획득한 총상금은 175만7천594달러（약 14억원）. 돈과 명예를 움켜쥔 어린 그에게 이제는 `사랑'이 기다리고 있는 걸까.
21세의 스포츠 재벌인 우즈를 떠올리면 16세의 `테니스 천재'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를 빼놓을 수 없다.
97시즌들어 31연승을 올리며 7개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힝기스는 올들어 120만2천615달러（약 9억6천만원）의 상금을 거머쥔 `괴력의 천재 소녀'다.
21세의 `천재 골퍼'와 `16세의 천재 소녀'가 97시즌의 세계스포츠를 전율의 경지로까지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훗날 큐피드 신（神）이 이 두 `스포츠 천재'에게 사랑의 화살을 쏘게 된다면…."
어느 팬의 이 기발한 가정（假定）의 말을 떠올리면 미래에 대한 묘한 기대와 흥분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