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청문회 풍자 러시
기사입력 1997년 04월 25일 15시 25분
"당신은 속게 될 것입니다."
25일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의 증인 출석으로 국회청문회가 절정에 달하면서 기업들의 청문회풍자 광고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은폐와 속임수로 점철된 청문회를 풍자한 이들 광고는 TV, 무좀약, 청바지, 샴푸, 컴퓨터 등 생활용품을 망라하고 있다.
LG전자는 초원에서 원주민들에게 쫓기던 사슴들이 줄달음치다 `TV화면'이라는 덫에 걸릴만큼 "사슴도 감쪽같이 속아버렸다"는 식으로 `아트비전 라이브'의 생생한 화면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속임수와 함께 한독약품에서는 `로푸록스 네일라카' 광고에서 "손－발톱 무좀, 감춘다고 감추어집니까"라면서 `눈가리고 아옹'하는 식의 청문회의 한계를 비꼬고 있다.
의류업체인 닉스는 "당신은 이제, 이 바지에 속게 됩니다"라는 식으로 바지끝의 뒷부분이 앞부분보다 길어 `롱다리'로 보이게 하는 청바지광고를 하면서 "닉스의 구십칠년 봄 여름 이야기는 속임수입니다"라며 양심선언, 증인들의 성실한 답변을 바라는 국민들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다.
가전업체인 전자랜드 21 역시 세일광고를 하면서 "가격양심의 북소리여！ 전국에 울려퍼져라"고 외치고 있다.
날이 갈수록 청문회에 대한 무용론마저 고개를 들자 애경에서는 이에 발빠르게 대처, 눈길을 끌고 있다.
비듬방지샴푸인 `센서블' 광고에서는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 없다"면서 그러나 "털어서 비듬 안나는 사람 있다"라며 배꼽이 드러난 탱크탑 패션의 미녀가 "털어봐"라고 큰소리치는 게 그것.
이렇듯 청문회 풍자 광고가 인기를 끌면서 세진컴퓨터랜드는 진돗개를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시켜 답변하는 모습의 광고를 기획, `개마저 웃고 마는' 청문회를 꼬집고 있다.
세진 애드컴의 김민철 제작팀장은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쏠려 있는 한보사건 관련 국회청문회는 광고계에 있어 최고의 호재"라며 "더욱이 증인들의 일그러진 모습에 대한 풍자는 광고효과를 높이는데 효과 만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