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슬픔]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기사입력 1997년 04월 25일 15시 25분
강수연과 김승우의 만남.
연기에 관한한 `최고'인 월드스타 강수연이 모처럼 카메라 앞에서 신명이 났다.
`코르셋' `고스트 맘마' 등으로 천정부지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청춘스타 김승우와 맞대결을 펼치게 되자 적이 긴장감을 갖게 된 때문이다.
감성적 멜로영화 `깊은 슬픔'(곽지균 감독, 동양미디어 제작)이 강수연과 김승우의 `조우의 장'.
강수연은 두 남자 사이에서 3각 구도의 사랑을 펼치는 은서라는 인물이고, 김승우는 끊임없는 은서의 사랑을 받으면서도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완이란 캐릭터다.
자연히 강수연과 김승우의 만남은 끊어질 듯 팽팽한 긴장의 연속이다.
오랜 사랑과 우정의 틈새 사이에서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고 배반하는 관계, 강수연과 김승우의 갈등은 비극을 잉태한다.
지난 주초 서울 도심 한복판 세종문화회관 석조계단에서 진행된 촬영은 은서의 사랑을 외면하던 완이 뒤늦게 은서의 사랑을 그리워하며 은서의 공연장으로 찾아간 장면.
이미 은서는 현세(황인성)와 결혼했으나 완은 은서의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교향악단의 바이올린주자인 은서가 연습하는 모습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다 연습을 끝내고 나오는 은서와 슬쩍 맞닥뜨리는 완.
"수연누나와 카메라 앞에 서게 되면 은근히 긴장이 된다"는 게 김승우의 솔직한 고백. 이에 강수연은 한술 더뜬다. "승우씨랑 촬영할 때면 여성팬들이 너무 몰려들어 질투가 나고, 감정몰입에도 방해가 될 정도"라는 것.
도심 한복판에서 촬영하는 바람에 강수연의 이 `투정'은 사실로 판명됐는데, 하필이면 외면과 절망의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재회 장면'인지라 여간 애를 먹지 않았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