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권갑용6단●윤현석4단
기사입력 1997년 04월 25일 14시 23분
제2보(9∼34)＝`신수'란 처음 시도한 수를 모두 일컫는 말은 아니다.
첫 시도한 수들 중에서 신수가 되기위해선 그 타당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타당성을 인정 받은 후 흑백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진행이 이뤄지면 새로운 형태, 즉 `신형'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흑 9 어깨짚음에 이어 백 10 때 흑 11은 상변을 압박하면서 좌변 흑 모양을 자연스레 보강한다는 점에서 일단 타당성을 인정 받았다.
다음 진행에 따라 신형이 나올 수도 있는 장면.
그런데 백 12에서 빗나갔다.
흑 13을 유발시켜 좌변 흑 모양에 도움을 준 이적의 행위가 짙다는 것.
백 1∼5까지가 합리적 진행이라는 얘긴데 이것이면 `신형감'이 아닌가.
흑 모양은 차후 A의 약점을 안고 있음에 유의하자.
더이상 응수가 궁해진 백은 14∼20까지 신중하게 판을 짜나간다.
다음 흑 21은 침입의 급소. 예전부터 노리던 곳이다.
그런데 백 22는 너무 고지식한 응수였다. 이런 모양에서 교과서처럼 되어있는 상용의 수단이나 결과적으로 신통치 못했다는 평.
즉 이렇게 된 이상 34까지는 필연의 진행.
먼저 백은 후수를 뽑았다. 그리고 하변 백 모양이 미흡하다.
백 20이 `가'로 높게 있으면 백도 하등 불만이 없으나 지금은 `나'의 삭감이 한눈에 들어와 찜찜하다.
결론적으로 백 22로는 백 1이 융통성이 있었다는 것.
백 9(또는 A)까지 백도 꺼릴 것 없는 싸움.
흑으로선 1로 귀를 파는 정도. 그러면 백은 8까지 처리하고 선수를 뽑아 역시 불만이 없는 진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