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창운동장] '악명' 인조잔디 교체한다
기사입력 1997년 04월 24일 15시 01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효창구장이 드디어 `새 옷'을 갈아입는다.
서울시는 올해 예산을 확정, 내년말 시즌이 끝나는대로 인조잔디 교체공사에 들어가기로 최종 결정하고 샘플 구입 등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새롭게 단장될 효창구장은 닳을대로 닳은 인조잔디가 완전 교체될뿐아니라 현재 시멘트로 되어있는 밑바닥도 파헤쳐진다.
대신에 폐타이어 등 탄력이 좋은 것으로 밑바닥을 덮어 선수 부상방지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또 일본이나 프랑스 등에서 성공한 인조잔디를 도입하고 그위에 모래를 깔아 내구성과 안정성을 도모할 참이다.
소요 예산은 약 26억원으로 서울시가 전액 부담한다.
그동안 일선 감독들의 끊임없는 원성과 탄원에도 불구, 이처럼 뒤늦게 작업에 들어간 것은 효창구장이 서울시 관할로 시조례에 따라 `일단 건물이나 시설을 짓게되면 적어도 어느 한도까지는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연수（耐用年數）에 묶인 탓이다.
지난 90년 3월 전면 재시공 이후 내용연수가 8년으로 지정돼 98년 3월까지는 보수가 불가능했던 것이다.
오는 98년 4월 착공도 가능하나 아마축구의 80％ 이상을 소화하는 효창구장에서 시즌중 공사는 무리라고 판단, 연말 비시즌기로 계획을 잡은 것.
사실 그동안 효창구장에 대한 불만은 폭발직전에 달해 있었다.
바닥이 미끄럽고 딱딱해 제기량을 발휘하기 힘들고 슬쩍 넘어지기만 해도 골절 부상을 하기가 일쑤여서 선수생명을 위협하는 `살인 구장'에 다름아니었다.
그래서 이럴바엔 아예 인조잔디 대신 맨땅구장으로 경기를 하자는 얘기까지 심심찮게 나올 정도였다.
축구인들은 "뒤늦게나마 공사에 들어가 다행"이라고 반가워하면서도 "그러나 한국축구 대계를 위해서는 천연잔디구장 확보가 절박하지 않느냐"며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