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공화국] 강한 것은 아름다운가(1)
기사입력 1997년 04월 24일 15시 01분
곰 사파리에는 에버랜드에 있던 곰과 서울 대구 전주 등 전국에 있는 곰들이 모였다.
곰의 나라에도 권력 투쟁은 있었다.
에버랜드 터줏대감 맘모스 등 본토파와 전주파 곰보살은 암곰과 풀장 등 놀이터 등 이권을 거머쥐기 위한 혈투를 벌인 결과는 곰보살의 참패로 끝장난다.
사파리 초대 왕위에 오른 맘모스는 집권 자축을 위해 각종 이권을 배분한다.
봄은 시작의 계절이다.
곰 사파리가 문을 연 뒤 첫번째 봄과 함께 맘모스 정권이 탄생했다.
또 암곰은 발정기를 맞았다.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기 위한 1년만의 행사다.
발정기가 되면 수곰보다는 암곰이 더 적극적이다.
본능적으로 2세를 낳기 위한 신의 섭리다.
대권을 잡은 맘모스는 사파리에서 가장 예쁜 날나리아를 아내로 선택했다.
해마다 사랑의 계절이 되면 왕곰은 평소 마음에 둔 암곰을 차지한다.
물론 한마리만 상대하는 것은 아니다.
1년 동안 참았던 욕정을 풀기 위해 마음대로 파트너를 골라 즐긴다.
오직 왕곰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맘모스는 자신이 왕이 되는 데 도움을 준 공원과 곰돌 등 측근에게도 암곰과 즐길 수 있는 권리를 줬다.
사파리에서 성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은 절대권력자인 맘모스가 허락한 곰 뿐이다.
이런 까닭에 다른 곰들은 맘모스에 줄을 대기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이미 권력다툼이 끝난 뒤여서 별다른 방법이 있을 수 없었다.
발정기가 시작된 뒤 맘모스는 날마다 사파리에 출근하자마자 날나리아를 찾았다.
곰은 사자나 호랑이가 10초만에 끝나는 것과 달리 한번에 20분 안팎의 끈질긴 사랑을 한다.
오전내내 날나리아와 지내던 맘모스는 한낮이 되자 피로를 풀기라도 하려는 듯 풀장을 찾았다.
풀장에서 물장구를 치던 어린 곰들은 불에 덴 듯 깜짝 놀라 물을 튀기며 도망갔다.
풀장에 호젓하게 누운 맘모스는 곰보살의 공격을 물리치고 왕이 된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생각하며 모처럼 한적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바로 그 시간 집권층을 뒤흔들 섹스 스캔들이 시작되고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는 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