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집] '김현철-한보' 풍자집 잇따라 출간
기사입력 1997년 04월 23일 16시 23분
한보 비리 의혹 사건을 소재로 한 정치풍자유머집이 잇따라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현처리는 몬말려'（하늘출판사, 김태경 손혁재 최동우역） `현철님, 소산님, 소통령님'（두레박, 김용한저） 등이 그것.
두책 모두 김현철씨가 주역을 맡고 김영삼 대통령과 정태수, 정보근, 박태중, 박경식씨 등이 조연으로 출연, 거대한 먹이사슬로 뒤엉켜 있는 정치권을 코믹 터치로 그려내고 있다.
`현처리는 몬말려'는 컴퓨터통신 유머란에 오른 현철이 시리즈를 망라했다.
"각종 이권에 개입하다 구속 직전에 놓인 현처리가 북한으로 망명했다. 기자:귀순 동기가 무엇입네까?
현처리:떡값 좀 받았다고 온 국민이 저를 미워하잖아요. 제가 뭐 그냥 받았나요? 대신 이권을 주었는데….
이튿날, 노동신문과 조선중앙방송에 보도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남조선에 식량부족 사태 심각. 대통령 아들 떡조차 마음대로 못 먹어.
쌀밥은 고사하고 떡으로 연명해와. 굶주림에 못견딘 현처리 동지, 떡좀 먹으려고 떡값 요구했다 핍박받아. X사진해설〉 환영나온 평양시민이 준 떡을 받아들고 감격해하는 현처리.'
"이승만 대통령이 방귀를 뀌었다.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방귀를 뀌었다. JP가 하는 말 `각하, 국가 안보상 없었던 일로 하겠습니다.
' 전두환 대통령이 방귀를 뀌었다. 장세동이 하는 말 `각하 제가 뀐 것으로 하겠습니다.' 노태우 대통령이 방귀를 뀌었다. 그리고 왈 `이봐, 장병조 비서관, 자네가 뀐 것으로 하게.
' YS가 방귀를 뀌었다. 그리고 왈 `인길아, 니는 방귀도 안 뀌나?"
`현철님, 소산님, 소통령님'은 "현철이가 좋아하는 연예인은 고소영（`소영'이라는 이름이 `소룡'과 비슷함）. 싫어하는 연예인은 최진실（`진실'을 밝히기 싫어함）,
채시라（`시라'의 발음이 `쉬라'와 비슷함）, 심혜진（`혜진'의 발음이 `해가진다'를 연상케함）이다." 등 100여가지 유머가 담겨 있다.
박경식이 현철의 애인을 가로채기로 결심한다. 호텔방 앞에 선 박경식이 암호를 요구하는 현철 애인의 말에 `0303'을 대나 문틈으로 그의 얼굴을 엿본 여자는 "경식씨라는 거 알아요！"라며 문을 닫는다.
그러자 박경식 왈, "너는 아직 `왕자와 거지'라는 동화책도 안 읽어봤니? 문 열어줘, 제발！"
김용한씨（42）는 "국민의 `웃을 권리'를 위해 밤잠을 설쳐가며 써 내려갔다"며 "일손을 놓고 허탈해하고 있는 국민들이 웃음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새출발할 수 있는 조그마한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