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환-김선우] 1년반만에 '엇갈린 운명'
기사입력 1997년 04월 23일 14시 44분
95년 겨울.
프로팀으로부터 똑같이 계약금 3억원을 제시받았지만 둘은 프로－대학으로 각자의 길을 택했다.
그로부터 1년반뒤.
둘의 운명이 묘하게 바뀌고 있다.
충암고와 휘문고 재학시 최고 투수를 다퉜던 OB 박명환（20）과 고려대 김선우의 이야기다.
박명환은 작년 팀 마운드를 혼자 떠받들며 차세대 에이스로 떠올랐다.
7승12패, 방어율 3.84.
연봉협상 테이블에서는 인상률 100％（4천만원）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19일 잠실 현대전에서는 9이닝 동안 4안타 2실점의 빛나는 투구로 전문가들의 찬사를 한몸에 모았다.
반면 김선우는 어떤가.
지난해 입학하자마자 국가대표에 뽑힐 정도로 아마추어 최고 유망주였지만 현재 심정은 그리 밝지 않다.
지난 21일 전국대학야구 봄철리그전 단국대와의 준준결승전에서 5⅔이닝 동안 8안타 4실점을 했다. 팀의 4강 탈락.
작년만 하더라도 4승2패, 방어율 3.67로 좋은 편이었다.
그러나 손민한이 졸업하며 기둥 노릇을 해 봄철리그전에서 6경기 가운데 5게임에 출전하는 등 혹사당한 탓에 오른쪽 발꿈치에 이상이 생겼다.
1승1패 방어율 5.19에 피안타율은 0.319.
김선우는 지난 21일 박명환이 동대문구장에 와 자신의 경기를 지켜봤다는 사실이 상당히 신경에 거슬렸다.
"네가 프로에서 10승을 하면 나는 국가대표팀의 에이스가 되겠다".
박명환과 김선우의 `제2라운드'가 흥미로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