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호-정기창] 방출설움을 환희로 바꾼 사나이들
기사입력 1997년 04월 23일 14시 43분
쌍방울에서 버림받은 해태 백인호（34）와 한화 정기창（27）이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석수철에 밀려 4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온 백인호는 오기의 방망이를 휘두르며 해태 중심타선에 새둥지를 틀었다.
22일 현재 9경기에서 23타수 8안타, 3할4푼8리.
해태 시절 갈비뼈와 무릎부상에 시달리는 바람에 93년 쌍방울로 이적했던 백인호는 지난 17일 잠실 LG전에서 5타수 4안타를 때려 단박에 3번 지명타자로 캐스팅됐다.
백인호와 같은 날에 방출된 정기창도 고비마다 한 방씩 터트리며 독수리 타선의 대들보로 거듭났다.
7경기에서 17타수 8안타（0.471） 홈런 2개 8타점.
`왼손투수 전문 대타요원'으로 생각하던 강병철 감독은 정기창의 불 같은 방망이에 매료돼 선발 지명타자의 `대업'을 맡겼다.
지난 13일 OB전에서 1－1로 맞선 6회말 2사 만루에서 대타로 나와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트려 팀을 연패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특히 18일 대전 쌍방울전에선 1점홈런 포함 5타수 4안타 2타점의 폭발적인 타격을 뽐냈다.
지난 93년 입단하자마자 잦은 부상으로 한해를 고스란히 2군생활로 바친 정기창은 작년까지 통산 2할3푼3리（288타수 67안타）, 28타점의 초라한 성적만을 남겼다.
몸무게를 10㎏이나 줄여 1m82, 76㎏의 `날렵한' 몸매로 시즌을 시작한 정기창.
눈만 뜨면 방망이를 잡고 쉼없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백인호.
`마지막'이란 비장한 각오가 시즌 내내 `이적생 만세'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