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꽃뱀' 구별법과 예방대책
기사입력 1997년 04월 23일 14시 29분
필자의 몸에서 떨어져 나간 파편(아들 놈)하나가 이제 겨우 한글을 깨우쳤는데 실력발휘 하느라고 그러는지 길을 가면 간판을 주절주절 읽어댄다.
그러다가는 어떤 가게 앞에서 발길을 멈추더니 내 손을 잡고 `사탕'을 사달라고 해서 무척 곤란한 적이 있었다.
한문(漢文)에 세지 못한 사람들은 `거 아이한테 사탕 하나 사 주는 것이 뭐 힘이 들어 곤란했느냐'고 하시겠지만 내 말을 들어 보시라.
그 사탕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 사탕이 아니고 `사탕(蛇湯)'였으니 문제였다.
남자 어른들이 자신의 몸에 좋으라고, 또 나아가서는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먹는 `특수사탕'이라고 말해도
못 알아 듣기에 징그러운 `뱀으로 끓인국'이라는 설명을 한 뒤에야 내 파편 왈 `그런 사탕이라면 난 아직 먹을 때가 아닌 것 같다'라고 점잖게 물러서는 것이었다.
뱀은 사람 몸에(특히 남자에게) 무지무지하게 좋은 걸로 알려져 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 모양이다.
얼마전에는 `꽃뱀탕'을 잘못 드신 현직 부장판사님 이하 별 단 군인님, 무슨 무슨 기관의 수사관님들까지 꽃뱀에게 크게 당했다고 하지 않은가.
자. 그런 꼴 당하지 않으려면 독이 있는 꽃뱀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에로비안 나이트 독자들에게만 `꽃뱀 구분법과 예방대책'을 알려드리겠다.
*나홀로 꽃뱀- 늘 나홀로 혈혈단신 나이트나 호텔 로비 등을 서성이는 여자들이 있는데 등치는 액수가 그리 크지 않은 특징이 있다.
*가족형 꽃뱀- 누가 보면 맞선 보일 딸이나 조카를 데리고 나온 어머니나 고모로 보인다.
그들은 조직화를 통해 철저한 역할 분담을 하는데 먹잇감 탐색을 늙은 꽃뱀이 하고 최전선에서 육탄전(?)을 감행하는 일은 젊은 꽃뱀이 한다. 그들 이름은 `서울 모녀팀', `대전 부부팀'…등으로 나타났다.
얼마전 땅꾼(검찰)에게 잡힌 서울 모녀팀은 실제 엄마뱀+딸뱀여서 충격을 주기도 했다.
*세계화 꽃뱀- 활동 무대를 해외로까지 넓힌 경우다. 현지 지리에 어두운 동포 여행객으로 가장 접근한 뒤 친절을 받고 나서 더 큰 친절로 보답한다며 뭘(?) 서비스 한다. 그 대가로 지갑 등을 홀랑 갖고 줄행랑을 쳐 버린다.
해외에 나가서 국제미아가 되지 않으시려거든 `동포꽃뱀'을 조심할 사.
*도마꽃뱀- 도마뱀은 겁이 많아 누군가 자기를 공격한다 싶으면 꼬리를 주고 도망쳐 버린다.
도마꽃뱀은 아직 무르익지 못한 어린 꽃뱀으로 `책외판'정도에 그친다. `책 파는 소녀'도 언제 불장난을 일으킬 `성냥 파는 소녀'가 될지도 모르니 요주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