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버스팅 '부릉부릉'
기사입력 1997년 04월 23일 14시 19분
`통학버스에서도 쉴수 없다. 부지런히 헌팅하자'.
본격적인 미팅시즌을 맞아 버스팅이 유행하고 있다.
버스팅이란 지방 캠퍼스에 다니는 학생들이 스쿨버스 안에서 옆자리에 앉는 이성을 상대로 하는 헌팅을 일컫는 말.
일단 통학버스에 오르면 옆의 상대와 최소한 1시간여동안 같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부지런히 짝을 찾는 헌팅족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버스팅을 즐기는 김성훈군(22·홍익대 2년)은 "같은 학교 학생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별 어려움 없이 얘기를 꺼낼 수 있어 좋다"며
"특히 통로를 지나는 이성을 주시하며 옆에 앉기만을 기다리는 아슬아슬한 스릴은 버스팅만이 가진 최고의 묘미"라고 말했다.
버스팅의 최대 장점은 저렴한 비용으로 상대를 고를 수 있다는 것.
음료수에 과자 한 봉지면 모든 준비가 끝나기 때문이다.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편하게 수면을 취하면 그만이라는 것도 버스팅의 또다른 장점이다.
버스팅족 중에는 자는 척하며 고개를 상대의 어깨에 기대는가 하면 몸을 살며시 밀착시키며 접근하는 방법을 구사하는 학생들도 많다.
이들은 주로 귀가하는 마지막 버스에서 술에 만취한 여학생들을 상대로 헌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김현아양(21·중앙대 2년)은 "늦은 저녁 술에 취해 스쿨버스를 탔는데 옆의 남학생이 내 어깨에 몸을 기대와 화들짝 놀란 적이 있다"며 "나중에야 버스팅을 하려는 학생이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여학생들은 버스팅을 하는 남학생들의 보다 많은 프로포즈를 받기 위해 진하게 화장을 하고 스쿨버스를 이용하고 있어 버스에서 침을 흘리며 자는 여학생은 거의 사라져 가고 있다고.
정은영양(22·중앙대 3년)은 "버스팅이 유행하면서 여학생들의 화장이 더욱 진해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버스로 통학하는 친구들은 화장이나 옷차림에 신경을 쓰기위해 전보다 30분정도 일찍 일어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