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운전] '누드인형과의 동승'
기사입력 1997년 04월 22일 15시 30분
"아니, 저게 뭐야."
젊은이들 사이에 `깜짝누드'가 선풍적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부 젊은이들이 운전하는 승용차의 조수석에 대형 `누드인형'을 앉혀 놓고 거리를 질주, 다른 운전자들과 행인들을 당혹케 하고 있는 것.
박형욱씨（32．회사원）는 "늦은 밤 올림픽대로를 달리다 20대초반의 남자가 운전하는 옆차의 조수석에 한 여자가 가슴을 드러낸 채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호기심이 발동해 나란히 달리며 힐끔힐끔 자세히 보니 그 가슴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인형이었다"고 말했다.
더욱더 가관이었던 것은 문제의 차 운전자가 인형을 가끔씩 더듬는 등 낯뜨거운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는 게 박씨의 얘기.
이런 깜짝누드족들은 밤늦은 시간은 물론 대낮에도 버젓이 거리를 질주, 불특정 다수의 운전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어 교통사고를 유발케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민규군（21．D대 2년）은 "차창을 짙게 선팅했으면 별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밤과 달리 낮에는 옆차 운전자가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선글라스를 착용한다"며 "이런 누드인형을 조수석에 놓은 친구 3∼4명과 어울려
강변도로나 올림픽대로를 나란히 질주하면 주위를 달리던 차량 운전자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는 등 또다른 만족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깜짝누드족들은 또 한강시민공원이나 남산순환도로 등 밤의 카데이트명소를 찾아 사랑을 나누는 커플들을 압도하는 `진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김진주씨（24．여．회사원）는 "지난 주말 오후 10시쯤에 미팅에서 만난 남자와 함께 한강시민공원 잠원지구 수영장 옆 주차장에서 강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옆에 있던 차안에서 한남자가 가슴이 훤히 드러난 여자와 부둥켜 안고 있어 깜짝 놀랐다"며
"조금 지나 가슴의 주인공이 여자가 아니라 인형이라는 사실을 알았는데 이 깜짝쇼 덕분인지 우리들의 데이트가 더욱 부드러워진 건 사실이었다"고 털어놨다.
이런 깜짝누드족들이 조수석에 놓는 건 여자의 가슴을 강조한 앞치마 모양으로 겨울방학을 이용해 미국이나 유럽 등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온 학생들이 현지 섹스숍이나 선물가게에서 사온 게 대부분.
이렇듯 깜짝누드가 젊은이들 사이에 핫이슈가 되면서 일부 나이트클럽이나 카페 등에서도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웨이터들이 착용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