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만호] '작은 고추가 맵다'
기사입력 1997년 04월 22일 14시 43분
현대 새내기 최만호（23）가 1루에 나가 서있으면 다들 웃으면서 한마디씩 한다.
"딱 머리 하나 차이로구만."
각팀 1루수들은 모두 팀에서 덩치로 1,2번을 다투는 선수들이라 옆에 선 1m70의 최만호가 상대적으로 더 작아 보이는건 당연하다.
그런데 최만호를 바로 앞에서 마주 대하면 느낌이 전혀 다르다.
시커먼 일자 눈썹에 똘망똘망한 눈동자, 딱 벌어진 어깨에 오히려 위압감을 느낄 정도다.
근성으로 똘똘 뭉친 선수임을 단박에 알 수 있다.
21일 현재 치른 8게임에서 최만호는 방망이를 앞서는 빠른 발과 어깨, 야구센스로 코칭스태프를 흐뭇하게 했다.
신인으로서 8게임 연속안타 행진중인 것도 놀랍지만 더욱 돋보이는 것은 어떻게든 살아나가려는 의지다.
지난 19,20일 OB전에서 연속 3루수앞 번트안타로 출루한 것.
경기전 "한번은 꼭 대고 뛸테니 두고 보라"며 눈을 부라리던 최만호는 OB 3루수 안경현이 전진수비의 고삐를 살짝 늦출때마다 여지없이 번트를 굴리고 내달려 여유있게 살았다.
9안타 가운데 번트안타가 3개, 내야안타가 1개라는 사실이 죽기 살기로 뛰는 신인 특유의 파이팅을 증명한다.
강한 어깨도 이미 소문이 자자해 웬만큼 발 빠른 2루주자라도 우전안타때는 홈인을 지레 포기할 정도다.
21일 현재 30타수 9안타로 정확히 3할의 타율.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이 훨씬 더 많은 최만호에게는 한게임 한게임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