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김성근 감독 새직업병 '탈모증'
기사입력 1997년 04월 21일 17시 20분
"이것 봐. 이걸 어쩌면 좋지."
쌍방울 김성근감독（55）이 고민에 빠졌다.
팀 성적에 대한 고민 때문일까?
아니다. 21일 현재 예상을 깨고 공동 선두（5승3패）를 달리고 있는 성적은 오히려 기분을 좋게 하는 청량제.
김감독이 심각한 표정을 하는 것은 팀성적표가 아니라 군데군데 허전함을 보이는 머리다.
누가 보더라도 확실한 스트레스성 원형 탈모증.
감독이라는 자리가 만들어준 직업병이다.
김감독이 원형 탈모증의 초기증상을 발견한 것은 이달초 과로로 서울 강동성심병원에 입원한 때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지난주 초 거울을 들여다 보다 깜짝 놀랐단다.
평상시의 외모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 김감독이 유심히 거울을 보다 차이점을 발견한 곳이 바로 머리.
군데군데 한 줌씩 머리카락이 빠져 전혀 딴 사람처럼 보이는 것이 아닌가.
탈모증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자문을 구해봤지만 역시 똑같은 대답들.
평소 이선덕 2군감독의 대머리를 보면서 `끌끌' 혀를 찼던 김감독으로서는 `충격' 그 자체였다는 표정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돼 치료에만 전념할 수도 없어 모자만 꾹 눌러쓰는 수 밖에 없는 처지.
"전주구장 시설이 하도 좋지 않아 내 머리위에 운동장 하나 지으라고 머리카락이 빠지는 모양이야."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말하는 김감독이지만 감독자리가 주는 고통이 너무 크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