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프로야구선수서 패션모델로
기사입력 1997년 04월 21일 17시 20분
지난 95년까지 프로야구 OB베어스의 투수.
현재는 톱클래스 패션모델.
`조각같은 남자' 황용승씨（24）의 드라마틱한 인생유전이다.
황씨는 지난해말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월드베스트 모델 선발대회'에 한국대표로 나가 `베스트 아시아모델상'을 수상, 국내 패션모델계에 `깜짝 뉴스'를 전했다.
모델 새내기가 국가대표 모델로 선발된데다 나오미캠벨, 에바헤르치고바 등 세계 최정상급 모델이 배출된 권위있는 국제대회에서 큰 상을 받기는 일찍이 없었던 일이었다.
황씨는 서울 광영고를 졸업, 지난 93년 프로야구 OB베어스에 투수로 입단했다.
고교시절 봉황기대회에서 완봉승을 거두기도 했던 황씨는 OB 입단 첫해 엘리트코스인 미국 교육리그까지 갔다왔을 정도로 각광받았지만, 이내 먹구름이 몰려들었다.
미국교육리그를 다녀온 뒤 훈련중 투수로서 생명과 같은 어깨를 다친 것.
결국 3년간 2군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자 정들었던 유니폼을 벗기로 마음먹었다.
야구를 그만둔 뒤 한달간 장래에 대해 고민을 하다 결심한 것이 패션모델로의 변신.
평소 모델이란 직종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데다, 키 1m85의 체격조건에 운동으로 다져진 조각같은 몸매가 이미 갖춰져 있었다.
동생뻘되는 동료 모델지망생들과 3개월간의 피나는 교육을 거쳐 황씨는 감격의 첫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평소 내성적이지만, 막상 조명이 비춰지는 패션쇼무대에 서면 마치 `딴 사람처럼' 내재됐던 끼가 발산됐다.
황씨는 현재 케이블TV 동아방송의 `쇼 미시공화국'에서 개그우먼 김미화와 공동진행을 맡고 있고, 한달에도 10여차례 이상 패션쇼 무대에 서는 등 몸이 하나인 게 아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에는 캐주얼의류 `제이빔'의 CF 주인공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올봄부터 명지대 사회교육원 연극영화과에 입학해 연기공부를 하는 등 본격적인 방송계진출에 대비하는 열성파.
"누구에게나 기회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다행히 그 찬스를 잘 잡았을 뿐이구요."
황씨는 좌절하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우선 눈을 크게 뜨고, 기회가 없다면 찾아서라도 잡으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