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디즈니 만화가 별거냐!' 국산 애니메이션 붐
기사입력 1997년 04월 20일 18시 19분
동양적 캐릭터로 지구촌 어린이 시장을 공략한다.
영상산업에 뛰어든 국내 대기업들이 극장용 애니메이션 전쟁을 시작
했다.
「꼬마대장 망치」(Little Hammer),
㈜ 「전사 라이안」
(The Last Warrior),
제작자 김혁씨가
기획한 「철인사천왕」
(Steel Force)이 제각기 20억 가까운 대자본을 쏟는 야심작들이다.
최근 몇년간 「홍길동」 「아기공룡 둘리」 같은 아동취향
만화영화는 적지않은 성공을 거뒀다.
반면 「」 「헝그리 베스트5」처럼 어른
스런 애니메이션은 실패했다. 이를 지켜본 대기업들의 새 작품은 분명
한 공통점을 갖는다. 동양적 신비가 깃든 캐릭터를 서구적 SF(공상과학)
와 결합하고, 13살 이하 초등학생을 타깃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꼬마대장 망치」는 허영만 인기만화 「망치」가 원작이다. 30%가량 제
작됐다. 바다 한가운데 솟은 촛대마을에 사는 고아소년 망치가 금괴를
노려 침입한 악당들과 대결한다. 망치는 순수하고 우직하다. 급할 땐
마을사람 기를 모아 악당을 물리치는 것을 비롯해 여러 대목에 한국적
정서가 짙다.
역동적인 애니메이션 「이온 플럭스」로 세계 M-TV팬과 네티즌을 사로
잡은 한국계 미국인 피터 정이 콘티 작성에 참여했다. 「망치」는 극장개
봉 5개월 뒤 비디오 출시 2년간에 이르는 26부작 TV시리즈 방영까지「애
니메이션 비즈니스, 꿈의 공식」을 따라보겠다는 계획이다.
계 열 제이콤은 와 시리즈
26편 방영계약을 이미 체결했다.
「전사 라이안」은 제 작이 막바지에 들어가 올 여름방학에 개봉된다.
제국의 운명이 걸린 두개 마젠타석을 둘러싼 싸움이 소재. 주인공 라이
안의 옷 선을 한복처럼 디자인할 만큼 한국미를 살린다. 이 작품은 영
상산업 후발주자인 의 시장진출 1호작이다.
타깃은 컴퓨터게임에 열광하는 초등학생들이다. 게임사업도
벌이는 은 개봉에 앞서 5월
중 PC용 롤플레잉 게임 「전사 라이안」을 내놓는다.
「철인 사천왕」도 동양 정서를 서구적으로 포장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3월부터 제작에 착수했고, 모 대기업이 제작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불
교 설화에 등장하는 사대천왕과 요괴들을 미래 변신 로봇으로 변형했고,
스토리는 「서유기」에서 따왔다. 어린이들이 열광하는 건담 로봇 비슷하
게 사대천왕을 설정하고, 컴퓨터게임처럼 단계별로 상황을 진전시킨 기
획이 철저히 아동 지향적이다.
「철인 사천왕」 기획자 김혁씨는 『70년대 이래 완구나 애니메이션에
서 성공한 캐릭터들이 동양적 특징을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말
했다. 그는 동양적 대가족 구도를 취한 70년대 양배추인형, 일본 닌자
에서 따온 80년대 닌자거북, 동양적 둔갑술의 미래적 변형인 90년대 파
워레인저를 예로 들었다. 그는 『서양인의 에그조티즘을 자극하는 동양
적 정서가 지금 한국 애니메이션의 매력적인 탐구대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