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울어버린 두 감독
기사입력 1997년 04월 18일 14시 26분
녹색테이블의 `두 명장（名將）'이 같은 시간에 눈물을 쏟았다. 물론 기쁨과 감격의 눈물이다. 남자팀 삼성생명의 강문수（姜文樹．46） 감독과 여자팀 현대백화점의 이에리사 감독（43）. 이들은 지난 17일 수원 실내체육관서 끝난 제13회 대통령기 시도대항탁구대회에서 각기 남녀부 우승을 차지한뒤 넘치는 기쁨에 한참동안이나 두눈에 굵은 이슬방울을 머금었다. 평상시에는 별로 감정의 표현이 없는 이들을 이처럼 감격시킨 것은 창단후 첫 우승을 일궈냈다는 자부심 때문. 지난 2일 삼성증권에서 `간판'을 바꿔달고 출범한 삼성생명은 숙명의 라이벌인 대우증권을 누르고 패권을 안아 `창단후 15일만의 우승'이라는 이색적인 기록을 세웠다. 모기업인 삼성그룹의 `내부사정'으로 1년 6개월 사이에 2번이나 팀명칭이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었던 강문수 감독은 `돌쇠'라는 별명과는 어울리지 않게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기쁨의 `정도'로 따지면 후배인 이에리사 감독이 강감독보다 훨씬 더할지도 모른다. 지난 94년 11월 창단이후 한번도 팀을 정상에 올려놓지 못해 평소부터 "회사에 얼굴을 들지 못하겠다"며 괴로워하던 이감독이었다. 비록 이번에는 상대인 제일모직이 주전들을 모두 대표팀에 차출시킨 가운데 얻은 승리여서 `반쪽짜리 우승'이라는 자괴심이 들기는 하지만 감독취임후 처음 맛보는 우승의 기쁨이 라켓하나로 세계를 정복하던 `철녀（鐵女）'의 눈을 붉게 만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