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운드] 목숨건 도박
기사입력 1997년 04월 18일 14시 07분
충격적인 레즈비언 섹스신과 남성에 도전하는 여성의 승리를 그린 여성 느와르영화 `바운드'(Bound)가 헤어누드 등 몇 장면을 자진삭제하는 우여곡절끝에 드디어 19일 공개된다. `바운드'는 미국 인디영화의 새로운 기수로 떠오른 래리 & 앤디 워쇼스키 형제의 첫번째 국내 소개작. 워쇼스키 형제는 쿠엔틴 타란티노와 코엔 형제에 버금가는 기발한 상상력과 영화 만드는 솜씨를 인정받고 있는 인물. `바운드'에서도 워쇼스키 형제는 거대한 마피아를 상대로 사기와 살인, 도피행각을 펼치는 두 여인의 끈적끈적한 드라마로 관객을 화면 속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고 있다. 특히 아파트를 벗어나지 않는 좁은 공간인데도 스릴러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긴장감을 잃지 않는 솜씨는 일품. 여기에다 두 여주인공 지나 거손과 제니퍼 틸리의 관능적 매력도 영화의 분위기를 띄우는 데 일조했다. 지나 거손은 `쇼걸'에서와는 달리 어깨에 문신을 하고 마치 제임스 딘 같은 남성미를 풍기고, `브로드웨이를 쏴라'에서 코맹맹이 소리가 인상적이었던 제니퍼 틸리는 지나 거손과 자극적인 섹스신을 리얼하게 표출해냈다. 이를테면 워쇼스키 형제의 지휘에 지나 거손과 제니퍼 틸리의 협연이 `에로틱 레즈비언 스릴러'라는 평가를 받게 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