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종] IQ 80?
기사입력 1997년 04월 18일 14시 01분
`까칠한 턱수염, 온몸에 새겨진 우스꽝스러운 문신, 은귀고리와 은목걸이…'.
이 영화 `3인조'(박찬욱 감독－씨네2000 제작)에서 `단순하고 무식하고 과격한' 강도로 변신을 시도한다.
극중 IQ는 80으로 나오는데 "머리가 좋은 사람이 머리가 나쁜 연기를 하려니까 약간 힘들었다"는 것이 의 재기 넘치는 답변.
은 멍청한 성격연기를 위해 반쯤 풀린 눈으로 연기를 하며 촬영장의 폭소를 자아냈고, 촬영감독이 웃어서 카메라가 떨리는 바람에 NG가 난 적도 있다고.
은 이번 역할을 하면서 새로운 악역 이미지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밝힌다.
"폭력적인 반면에 순수한 면이 있고, 또 의리의 사나이며, 때로는 고독한 남자의 모습을 그려 보았어요. 한마디로 정말 재미있는 역할이었죠."
이 이번 역할에 대한 특별한 애착을 느끼는 또다른 이유중의 하나는 스타 연기자로선 이례적으로 자신이 직접 영화사를 찾아가 출연을 자청했기 때문.
세주인공의 세상을 향한 폭력을 그린 `3인조'에서 가장 먼저 캐스팅된 배우는 . 은 평소 친동생처럼 여기는 에게 "시나리오가 재미있으니 한번 읽어보라"고 했고, 은 "무식한 강도 `문' 역할은 나밖에 할 사람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
이같은 의 용기있는 제안에 박찬욱 감독도 흔쾌히 동의를 표시하며 출연이 성사됐다.
은 "촬영기간 내내 신이 났다"면서도 "몇번의 어려움은 있었다"고 말한다.
이 영화에서 은 총을 쏘는 장면이 많은데 한번은 얼굴에 파편이 튀면서 `영광의 상처'를 입었다고.
또 라스트 부분, 헬기를 타고 탈출하는 장면에선 극의 긴박한 상황 때문에 문이 열린채 안전벨트도 매지 않고 공중을 날아 "아찔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제일 힘들었다"고 꼽는 것은 역시 러브신. 상대가 활달한 성격으로 금방 친해진 이어서 마음은 놓였지만 촬영을 앞두고 "잠도 안오고, 밥도 안먹히더라"는 실토.
은 "야한 장면은 정말 데뷔 이후 처음이었는데 배역에 몰입하다보니까 러브신도 그냥 잘 넘어간 것 같다"는 소감과 함께 "다음엔 더 잘하지 않겠느냐"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