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그린위에 부는 사랑의 훈풍
기사입력 1997년 04월 17일 14시 55분
국내의 대표적인 골프브랜드인 팬텀의 프로골퍼계약 담당직원들은 프로골프 시즌개막전인 제8회 캠브리지멤버스오픈 골프대회가 16일부터 시작되자 바빠지기 시작했다. 첫라운드가 열린 김포시사이드CC를 직접 찾아와 계약선수들의 스코어를 홀별로 일일이 챙기며 버디갯수를 세느라 눈코뜰새 없는 하루를 보낸 것. 지난해까지만 해도 팬텀에서는 대회 마지막날 최종성적만을 챙겨 계약선수들의 보너스를 지급하면 됐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왜일까. 팬텀이 국내 골프사상 최초로 `사랑의 샷'행사를 올해부터 시작했기 때문이다. 프로농구 나래의 정인교가 3점슛 하나를 떠뜨릴 때마다 3만원의 후원금이 적립되듯이 팬텀계약선수들이 홀인원이나 알바트로스, 이글, 버디를 잡을 때마다 일정액을 팬텀에서 적립했다가 연말에 불우이웃을 돕는데 사용키로 한 것. 적립액수는 계약선수가 버디를 잡을 경우 1만원, 이글은 10만원, 홀인원이나 알바트로스는 100만원. 캠브리지멤버스오픈 첫날만도 10명의 계약프로들이 모두 27개의 버디를 기록해 27만원이 적립됐다. 팬텀은 당초 후원금으로 이 성금을 사용할 계획도 세웠으나 국내의 불우이웃을 먼저 돕기로 했다. 팬텀의 계약선수는 한장상 곽흥수 권오철 신용진 등 남자 10명과 김희정 노환순 김수정 등 여자 5명. 팬텀에서는 올시즌 예상 성금을 500여만원으로 추측하고 있으나 선수들의 성적이 좋을 경우 이를 훨씬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프로골프에서 버디 이상의 좋은 기록을 세울 경우 얼마씩 적금해 자선기금을 마련하는 일은 국내서는 팬텀이 처음이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일반적인 일로 이번 팬텀의 `사랑의 샷'은 국내 다른 업체들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