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철] 통산 400도루 'GO-GO-'
기사입력 1997년 04월 17일 14시 51분
해태 （36）은 특유의 힘빠진 터벅걸음으로 경기장을 돌아다닌다. 하지만 타석에 서거나 누상에 나가면 눈빛과 걸음걸이가 달라진다. 영락없이 먹이를 향해 달려드는 호랑이의 모습이다. 올시즌 의 사냥감은 역대 최다도루 기록. 지난해까지 356개의 도루를 성공시킨 은 지난 15일 LG전에서 또 한번 2루를 훔쳐 김일권（현 해태코치）이 가지고 있는 역대 최고기록 363개에 6개차로 다가섰다. 기록갱신은 시간문제일뿐 별다른 걸림돌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마음속에 숨겨놓은 한단계 높은 목표를 숨길수가 없다. 프로야구사에 이정표가 될 첫 400도루 달성. 다소 벅찬 목표임에 틀림없지만 그럴수록 더욱 의 근성을 부채질한다. 지난 2년간 보여줬던 부진한 타율로는 어림도 없는 목표이기에 요즘 은 방망이를 더욱 불끈 움켜 잡는다. 다행히 올해는 시작이 좋다. 지난 15일과 16일 2경기 연속 2안타씩을 쳐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경기가 아슬아슬하게 이어져 도루 시도를 자제했지만 앞으로는 보다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부진한 모습을 보인채 선수 생활을 마감하기는 싫습니다. 호랑이가 죽어서 가죽을 남기듯 저도 무언가 남기고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