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바쁘다'
기사입력 1997년 04월 16일 14시 36분
쌍방울 （28）가 올시즌 `해야 할 일' 두가지를 정했다. `많이' 나가고 `많이' 올리는 `많이 많이' 역할. 많이 살아나가서 기회를 만들고 찬스때는 어김없이 타점을 올리는 `1번 같은 3번'이 의 선택이다. 찬스맨과 해결사의 1인 2역인 셈이다. 당초 장타위주의 타격을 하겠다던 가 시즌이 시작되자 마자 역할변경을 선언한 것은 에 대한 믿음때문이다. 작년까지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지만 올해는 4번 와 고통을 분담할 수 있게 된 것. 지난 15일 전주 OB전이 의 변한마음을 읽을 수 있는 시험무대. 1회말 2사후 는 짧은 스윙으로 가볍게 중전안타를 친 뒤 의 중월홈런 때 홈을 밟았다. 예전같으면 한 방을 노려 큰 스윙을 했던 상황이지만 뒤를 지키고 있는 에게 그 기회를 넘긴 게 의 속마음. 이날 경기에서 3타수 3안타에 4구 2개. 철저히 살아나가기 위한 타격을 했던 의 성적표다. 덕분에 득점도 2개나 올렸다. "작년까지는 모든 상황을 내가 풀어야 한다는 부담이 컸었다. 하지만 올해는 선배가 있어 상황이 달라졌다. 타점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승리를 위해서 득점주자가 되는 것도 내가 할 일이다." `1번 같은 3번'을 선택한 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