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영어...영어... 전공은 뒷전
기사입력 1997년 04월 16일 14시 07분
`토익이 전공과목?' 최근 졸업시험을 토익(TOEIC)시험으로 대체하는 대학이 급속히 늘어감에 따라 부랴부랴 영어공부에 열을 올리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 가톨릭대의 일부과들은 일정 토익점수 이상을 받으면 졸업시험을 면제해 주는가 하면, 의 경우에는 전공과목을 모두 이수한다 해도 토익성적이 일정점수를 넘지 못하면 졸업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졸업을 앞둔 4학년들은 전공은 뒤로 제쳐둔 채 영어학원을 다니느라 정신이 없으며 2,3학년들은 갑작스레 외국언어연수를 계획하는 해프닝을 빚고 있는 것. 하수현양(21． 2년)은 "올여름 함께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가려 했던 친구들이 모두 영어연수를 가는 쪽으로 생각을 바꿔 섭섭하다"며 "대학에 와서도 고등학교 때처럼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 서글프다"고 말했다. 한 대학관계자는 "최근 각 기업체의 입사시험에서 토익시험이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를 졸업시험으로 대체하게 됐다"며 이 제도를 시작하게 된 취지를 설명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전공을 계속 공부하려는 학생들에게 이중의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 윤지원양(23．가톨릭대 경영 4년)은 "경영학을 계속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졸업시험이 토익시험으로 대체돼 당황스럽다"며 "과 친구들을 보면 경영학도인지 영문학도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