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포드] 기복없는 플레이 '칼 말론'과 붕어빵
기사입력 1997년 04월 15일 14시 55분
얼마전 PC통신 농구관련 게시판에 `국내 외국인선수와 닮음꼴 （） 스타'라는 글이 게재된 적이 있다.
여기서 나래의 센터 제이슨 윌리포드（24）는 유타 칼 말론（34）의 `붕어빵'으로 소개됐다.
말론처럼 는 아니지만 구릿빛 피부, 짙은 눈썹과 더부룩한 수염 등을 빼다 박았다는게 그 이유.
하지만 윌리포드와 말론의 유사성은 무엇보다도 기복없는 성실한 플레이다.
지난 85년 프로에 데뷔한 말론의 별명은 `우편배달부（The Mailman）'.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우편물을 전달하듯 코트에서 변함없는 기량을 펼치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9시즌 연속 2천득점 이상을 기록한 말론은 올시즌들어 지난달 개인통산 2만5천득점, 1만리바운드 돌파의 금자탑을 세웠다.
원년 한국프로농구에서 윌리포드의 활약상도 능히 이에 필적할 만하다.
정규리그에서 게임당 평균 12.7리바운드, 1.4블록슛으로 1위를 차지한 초대 용병 MVP 윌리포드.
골밑에 둥지를 친 그는 매게임 공수를 이끌며 나래 돌풍의 핵으로 자리매김했다.
6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대우와의 플레이오프 1회전 승리의 주역도 역시 그였다.
지난 14일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벌어진 와의 준결승 1차전은 윌리포드의 진가가 또한번 빛을 발한 한판.
경기 초반부터 윌리포드는 주득점원 파워포워드 의 마크맨으로 나섰다.
하이포스트까지 수비반경을 확대, 찰거머리 마크로 3쿼터까지 을 7득점으로 묶었다. `저승사자' 의 이마에 `부적'을 붙인 셈.
4쿼터 들어선 센터 존슨을 상대로 로포스트에서 철저한 몸싸움으로 골밑득점을 봉쇄해 소중한 첫승을 이끌었다.
이날 윌리포드가 거둔 전과는 22득점 15리바운드 4가로채기 4어시스트 3블록슛.
원년 프로농구 정상 등극을 꿈꾸는 `파랑새' 나래의 운명은 `몸통' 윌리포드의 어깨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